경주 APEC 정상회의 대만 대표단 의전 논란과 항의

2025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대만 대표단에 대한 공항 의전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대만과 한국 사이 외교적 이슈로 떠올랐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쑨젠위안 대만 외교부 국제기구 국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공항 영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명백한 불공정 대우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대만의 국제행사 참여를 억압·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며, 외교적 긴장을 부각했다.

문제의 핵심 영접 인사 배정과 외교 불평등
대만 당국이 문제 삼은 것은 한국의 공항 영접 인사였다. 한국 정부는 APEC 개최 직전, “대만과 한국은 공식 외교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중앙급(고위) 공무원의 공항 영접을 배정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만 외교부장 지시로 강하게 항의했고, 논의의 결과 윤성미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이 직접 김해공항에 영접 인사로 나서게 되었다. 대만은 자체 공식 항로와 APEC 관계자의 채널을 통해 여러 우호국가에 협조를 요청하며, 공정한 대우를 관철시켰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해명과 국제 관행, 그리고 타협
한국 외교부는 “대만 대표단의 공항 영접은 APEC과 국제관행, 경제체 참가 자격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만 대표단은 최종적으로 공항 영접 수준에 대해 양국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루었지만, 대만 측에서는 여전히 공식 불공정 대우라고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실제 배경 중국의 압박 여부와 국격 문제
일각에서는 한국 측의 영접 수위 결정 과정에서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른 외교적 압박이 암묵적으로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모두 공식적으로 중국의 직접적 개입 여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만 측은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한국에 큰 압력을 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배후 압력에 대해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APEC 지역 내 ‘경제체’ 명의와 국제의전 규범
APEC 참가 자격은 ‘주권국’이 아닌 ‘경제체’ 표기로 정해져 대만은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홍콩도 ‘홍콩 차이나(Hongkong, China)’로 명명된다. 국기 게양, 국가명 사용 등 외교적 상징은 제한되며, 이는 1991년 중국·대만·홍콩 동시 가입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는 국제적 관행이다. 이번 사안 역시 국가 대우와 경제체 대우, 현실적 국제관행 사이의 갈등이 재확인된 대목이다.

향후 전망과 정치 외교적 함의
이 사건은 대만이 국제무대에서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외교적 노력이 여전히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 대표단이 일본 총리, 미국 재무장관 등과 만나며 강화된 외교 행보를 보였지만,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이 미국·동아시아 국제질서 재편과 연계되는 예민한 이슈로 남을 전망이다. 한국은 경제협력·외교관계의 균형을 둘러싸고 유연한 대응이 요구되는 복잡한 외교관계 속에서, 국제의전 및 국가 위신을 둘러싼 긴장과 협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