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이 러시아 잠수함을 공개 조롱한 이유—“절름거리는 함대”의 현실

2025년 10월 중순, 네덜란드 정부와 나토(NATO)는 흑해함대 소속 러시아 디젤 잠수함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가 지중해 작전을 마친 후 귀환 도중,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북해까지 ‘예인’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잠수함은 프랑스 해안 인근에서 연료 누수 등 기술적 결함으로 수면 위에 '비정상적으로' 부상한 상태에서 프랑스·영국·네덜란드 해군의 감시와 호위를 받았고, 나토 해상사령부가 트위터에 사진을 공개하며 실시간 추적을 시사했다. 이 광경을 두고 마르크 뤼테 나토 사무총장은 “절름거리며 집을 찾아 헤매는 고장 난 잠수함”이라고 공식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디젤 연료 누수, ‘폭발 직전’ 지적까지
노보로시스크는 2014년 취역,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러 흑해함대의 신예 공격잠수함이지만, 군사전문 텔레그램 채널(VChK-OGPU)이 “9월 말 지브롤터 인근에서 디젤 연료가 선내 바닥으로 새면서 폭발 위험이 생겼다”고 주장했고, 주요 부품 부족과 수리 전문가도 없어 부상(浮上)밖에 선택지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해군도 10월 11일 노보로시스크와 예인선을 북해에서 확인, 영국·프랑스 해군 역시 해협 감시에 나서며 국제 해상 실시간 ‘굴욕’ 추격전이 펼쳐졌다.

러시아 해명 “규정 준수일 뿐”…설득력 부족
러시아 흑해함대는 “기술적 고장설, 연료 누수설, 폭발위험설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국제 해상 ‘무해통항’ 규정에 따라 영국 해협 등 해로를 안전 항행, 잠수함이 부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 발표 직후 나토 사무총장이 “고장 나서 절루다니고 있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던졌고, 영국 등 유럽 언론은 “전통적 은밀성의 상징인 잠수함이 오히려 국제망신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흑해함대의 실질적 위기와 러시아 해군의 현주소
이번 ‘고장 논란’은 단일 사건이 아니라 러시아 해군, 특히 흑해함대의 현대전에서의 추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흑해함대는 주요 기함 모스크바함 격침을 시작으로, 24척 이상이 격침·파손·철수돼 40%의 실전 손실을 입었고, 잔존 전력 다수도 방공·무장·정비에 구조적 난관을 겪고 있다. 실제 이번 사건 때 “고장·수리 대체 부품 부족, 네트워크 정비 불능” 현실이 폭로되며 국제사회에서 러 해군의 ‘굴욕적 이미지’가 강화됐다.

‘세계 6대 해군대국’의 위상 붕괴
애드머럴 쿠즈네초프(Admiral Kuznetsov) 항공모함 역시 2017년부터 무르만스크에 방치, 횡령·예산부족·반복된 정비 지연으로 존재감이 사라졌다. 현지 언론은 “쿠즈네초프호의 폐선 여부 논의가 본격화되고, 러시아가 상임이사국 중 항모 없는 나라로 추락할 위기”를 지적했다. 나토는 “지중해에서 러 해군의 존재감이 전무하다시피 한 결정적 사건”으로 이번 잠수함 굴욕을 평가했다.

러시아 군사전략의 변곡점—‘로봇화’와 원정력 논란
러시아 군부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항공모함·전통 해군력에서 벗어나, 미래 해군은 무인·로봇·드론에 집중하자”는 논리가 강화되는 추세다. 한편에서는 “항공전력 없는 해군은 장거리 작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병존한다. 분명한 사실은 러 해군이 국제 전략환경 속에서 신뢰와 수리·정비 능력, 실전력 모두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