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6명에게 아파트 한 채씩 선물하고, 본인은 노숙자 생활…배우 임채무의 인생 역전 실화
“3년만 일하면 아파트 한 채” 약속, 그리고 현실이 된 복지
1980~90년대 드라마, 예능, 광고를 장악했던 국민배우 임채무. 그는 전성기 시절 하루 출연료만 7천만 원을 벌며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은 바로 ‘두리랜드’라는 어린이 놀이공원 설립이었다.
임채무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사비 110억 원을 들여 1990년 경기도 양주에 두리랜드를 개장했다. 직원들에게는 “3년만 근무하면 아파트 한 채씩 선물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26명 전원에게 18평 아파트를 각자 명의로 사주었다. 지금도 그 아파트에 사는 직원이 있을 정도다.
“입장료도 안 받았다”…쌓여가는 빚, 급매로 팔린 여의도 아파트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컸다. 임채무는 “그렇게 잘해주면 직원들도 더 열심히 일해서 나도 부자가 될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두리랜드는 오랜 기간 입장료를 받지 않았고, 수입은 거의 없었다. 반면 유지비와 인건비, 각종 세금, 전기세 등으로 한 달에 2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다.
결국 임채무는 자신이 보유하던 여의도 아파트 두 채를 급매로 팔아 운영비를 충당했다. 그럼에도 빚은 150억~190억 원까지 불어났다
“화장실에서 1년 노숙”…아내와 함께한 극한의 고난
경제적 여유를 모두 잃은 임채무는 부인과 함께 두리랜드 화장실 한편에 군용 침대 두 개를 놓고 1년 동안 노숙 생활을 했다. 그는 “무지개는 소나기 뒤에 뜬다”는 말을 되새기며 버텼다. 빚더미에 올라섰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위로를 받았고,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임채무의 아내도 두리랜드에서 함께 일하며 고난을 견뎠다. “부인은 무슨 죄냐”, “아내가 더 고생했다”는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35년째 이어온 두리랜드의 의미
임채무가 두리랜드를 설립한 계기는 1980년대 사극 촬영지에서 놀 데 없는 아이들이 땅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받은 충격에서 비롯됐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결심은 3년의 준비 끝에 현실이 됐다. 개장 초기부터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무료 운영과 시설 보수, 인건비 등으로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7년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로 휴장에 들어갔다가, 2020년 2년 반의 리모델링 끝에 재개장했다. 현재는 시설 유지와 인건비 충당을 위해 소액의 입장료(성인 1만5천 원, 어린이 2만~2만5천 원)를 받고 있다.
“빚이 190억, 그래도 멈출 수 없다”…소신과 책임의 35년
임채무의 빚은 2024년 기준 190억 원에 달한다. 2022년 두리랜드의 매출은 38억 원, 영업이익은 14억 원이지만, 이자와 인건비, 유지비를 제하면 연간 순이익은 5억 원 남짓이다. 순이익만으로 빚을 갚으려면 30~4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임채무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걸 하고 있음으로써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한다.
“아이들 웃음이 좋은데 어쩌겠냐”는 그의 소신은 35년째 변함없다.
“직원에게 아파트, 본인은 노숙”…진짜 어른의 책임과 나눔
임채무는 26명의 직원에게 아파트 한 채씩 선물하고, 자신은 집을 팔아 화장실에서 노숙까지 하며 두리랜드를 지켰다. 190억 원의 빚, 수십 년의 적자에도 “아이들이 웃는 세상”을 꿈꾸며, 소신과 책임을 실천했다. 그의 삶은 “돈보다 더 중요한 것”, “나눔과 책임의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두리랜드는 여전히 아이들의 천국, 그리고 임채무의 인생 역전 드라마가 이어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