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행 ‘천궁-II’ 수출, 미국·이스라엘 우려와 한미 동맹의 명암
한국산 첨단 미사일, 이라크-이란 협정으로 위상 변화
최근 한국이 이라크에 수출을 추진 중인 최첨단 지대공 방공미사일 ‘천궁-II’(M-SAM Block II)가 중동 안보 질서와 한미 동맹에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천궁-II는 사거리 50km, 고고도 탄도탄 요격 능력을 갖춘 한국 대표 방공시스템으로, 이라크의 국방력 현대화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으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문제는 이라크가 최근 이란과 안보 협정을 맺으며, 자국 영공을 통해 제3국이 이란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원칙을 강화한 점이다.

이라크 영공 봉쇄와 미·이스라엘의 전략적 난관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공습 시 이라크 영공 통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라크-이란 협정으로 하늘길이 봉쇄되고, 첨단 방공망까지 한국산 미사일로 강화된다면 미·이스라엘 군사 작전은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천궁-II가 이라크 영공에 배치될 경우, 미국 혹은 이스라엘 항공기가 요격 위협에 직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한미 동맹에 미치는 파장과 동맹국 불만 고조
미국은 이라크의 안보 정책 변화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이라크가 사실상 이란의 위성국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외교·경제적 대가를 요구하며, 한미 동맹에도 부담을 주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천궁-II의 높은 성능과 중동에서의 전략 가치가 오히려 동맹 구조의 균열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역시 한화·LIG넥스원 등 한국 방산업체의 수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저항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수출 기업 간 입장 차이와 불확실성
한국 방산업계 내부에서도 엇갈린 입장이 나오고 있다. 한화는 최근 지정학적 위험성과 동맹국 반발을 의식해 수출 계약을 신중히 접근하고 있지만, 공동 생산업체 LIG넥스원은 실질적인 수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처럼 기업 간 온도차, 라인업 경쟁, 현지 계약 진행 상황 등 다양한 변수가 혼재되어 실제 계약 성사 여부와 수출 방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동맹 이익 vs 해외 시장, 딜레마의 본질
한국의 방위산업은 최근 중동·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단순 수출 성과만이 아닌 동맹국 이익과 국익의 균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첨단 무기 수출의 이면에는 기술 유출, 오용 위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늘 따라붙는다. 이번 이라크-천궁II 사례는 방산업계가 해외 시장 확장과 동맹국 신뢰 사이에서 얼마나 세심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신중한 협상과 ‘최악 시나리오’ 대응 필요
이라크가 정말 이란의 편을 들어 천궁-II를 동맹국에 적대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한국산 미사일이 미·이스라엘 전투기를 격추하는 실제 사건이 발생한다면 한미 동맹은 심각한 균열을 맞이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업계 모두 수출 타당성, 계약 조건, 위험 관리 등 종합적 검토와 신중한 협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맹의 신뢰와 국익이 충돌하는 이 중대한 선택에, 보다 정밀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