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북아 ‘국방비 증액’ 신경전, 한국 주도에 일본 당황
최근 한미 양국이 한국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단계적으로 증액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정부와 언론이 상당한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미국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동맹국에 NATO 수준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해왔으나, 일본은 재정 여건 상 불가능하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그런데 한국이 먼저 구체적 증액 방침과 미국산 무기 대규모 구매 계획을 제시하면서, 일본이 “우리도 더 내야 하나?”라는 압박감을 느끼는 형국이 된 것이다.

‘3.5% 선언’의 파급력과 한미 협상 내용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실무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은 한국에게 국방비 증액과 2030년까지 250억 달러(34조 원) 규모 미국산 무기 구매를 요청했다. 한국은 내년 국방예산을 66조 원(올해 대비 8.2%↑, GDP 대비 2.42%)까지 올렸으나, 3.5%에 도달하려면 매년 7.7~8%씩 10년간 증액이 불가피하다. 이 결정은 일종의 태평양판 ‘트럼프 방위비 분담 룰’의 적용으로, 실질적인 동맹 주도권 전환을 알리는 시그널이 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곤혹, ‘파산 위기’ 우려와 반발
일본은 현재 국방비가 GDP 대비 1.8%에 불과하고, 2027년 2%까지 증액이 목표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3.5% 증액 요청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공식 반발했고, ‘2+2 안보협의’ 일정을 급히 취소하는 등 내외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의 GDP 대비 부채비율(261%)이 세계 1위로 그리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추가 국방비 증액이 국가 재정 파산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트럼프의 지속적 압박, 군비경쟁의 퍼즐과 협상 여유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 한국 등 동맹국에 방위비 증액과 미군 주둔비 인상, 무기 구매 확대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일본이 주일 미군 경비로 매년 2조 원, 40년 누적 84조 원 이상을 부담함에도 ‘미국은 일본을 지키지만 일본은 돈을 내지 않는다’는 트럼프식 메시지가 이어졌다. 다만 한국은 직접 무기 구매, 병사 급여 인상, 사이버·시설 보강 등 다양한 예산 항목으로 3.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 방위비 게임의 배경과 비교
한국은 최근 5년간 미 정부 대외군사판매(FMS)로 6.9조 원, 상업구매(G2B)로 3조 원어치 무기를 사들였고, SMA(방위비분담특별협정)로 주한미군 지원금 역시 매년 1.4조 원을 넘는다. 일본은 인구·GDP 규모 대비 한국보다 더 적은 분담금을 내는 셈이고, 방위비와 미군 지원금 인상 이슈가 바로 재정 위기와 직결된다. 한미 동맹과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이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일본은 ‘군비 경쟁의 부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새로운 동북아 군비 경쟁의 서막
한국의 국방비 증액은 단순한 동맹 의무 이행을 넘어 동북아 군사·안보 지형의 주도권 변화, 한미·미일 방위비 분담 공식 재설정, 그리고 일본·호주 등 동맹국의 추가 부담 문제까지 겹쳐 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3.5% 관문 이후 트럼프의 압박이 일본으로 넘어올 것”이라며 국민적 논란과 정부의 재정난을 동시에 걱정하고 있다. 실질적인 군비 증액 구도 속에 협상의 여유와 명분, 안보 지형의 재편이 또 한 번 동북아 교착점을 흔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