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애가 공식 후계가 되는 순간, 가장 위험한 변수는 김여정
북한 내부·외부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김주애가 후계자로 올라서는 순간, 가장 위험한 인물은 김여정”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는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김여정은 야심만만하고 무자비한 인물”이라며, 기회가 온다고 판단하면 주저 없이 최고 권력에 도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씨 일가가 반대파 제거에 한 번도 주저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 사이의 충돌은 형식적 갈등이 아니라 실제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회라고 보면 바로 잡는다” 김여정의 계산법
라종일 교수는 “타이밍 문제일 뿐, 김여정이 ‘지금이 내가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는 순간’이라고 판단하는 즉시 움직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김여정은 정치적 야망을 자제할 이유가 거의 없다.
김정은 유고나 장기 공백이 발생하면, 김여정이 권력 공백을 메우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군·당·대외정책을 쥔 ‘실세’
텔레그래프와 한국 언론들은 김여정이 수년간 대미·대남 메시지를 직접 발표하고, 핵·미사일 담화를 주도하며 사실상 체제 2인자의 입지를 굳혀 왔다고 짚는다.
당 조직지도부·선전선동부와 군부 일부 라인에서 김여정에게 충성하는 세력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평가도 반복된다.
이런 현실 권력 기반은 아직 10대 초반, 공식 직함도 없는 김주애에게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꼽힌다.

국정원 “김주애, 이제는 ‘지명된 후계자’ 단계”
한국 국가정보원은 2월 1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주애가 ‘후계자 훈련 단계’를 넘어 ‘지명된 후계자(designated successor)’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보고에 따르면, 김주애는 군 기념식·무기 시험·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에서 김정은 바로 앞줄에 서며 의전 서열 2위로 취급되고 있다.
일부 정책 사안에 의견을 내는 정황까지 포착됐다는 대목은, 단순한 ‘사진용 동행’을 넘어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건강 이상설이 앞당긴 ‘조기 후계 작업’
텔레그래프는 김정은이 40대 초반부터 후계 구도를 서두르는 이유로, 반복 제기돼 온 건강 이상설을 꼽았다.
비만·흡연·과음, 과거 심혈관계 이상 정황 등으로 인해, 정권 내부에서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승계 구조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딸을 왕위 계승자로 띄우는 건, 혈통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김여정 같은 잠재 경쟁자를 견제하려는 계산이 겹친 선택으로 해석된다.

미국 싱크탱크들 “초기 권력은 김여정이 쥘 가능성 크다”
스팀슨센터·CSIS 등 미국 싱크탱크는 “김정은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집무 불능 상태가 되면, 단기적으로는 김여정이 가장 유력한 ‘임시 통치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여정은 최소 2014년부터 실권 2인자 역할을 해왔고, 다른 김씨 일가 구성원 가운데 이만큼 권력 의지와 경험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김주애가 ‘상징적 후계자’로 남고, 실제 통치는 김여정 중심 집단지도체제로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직 세습 vs 수평 승계’가 부딪칠 수 있는 순간
현재 구도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진 직계 수직 세습에, 같은 세대인 김여정이 수평으로 도전하는 이례적 구조다.
김주애가 정식 후계자로 발표되면, 김씨 일가 내부에서 처음으로 ‘4대 세습 직계 vs 실권 이모’ 구도가 공식화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북한 권력투쟁이 과거보다 훨씬 예측 불가능하고, 더 폭력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한반도 안보에 주는 시그널
김주애 후계 구도와 김여정의 야망이 충돌하는 시점은, 내부 권력투쟁과 동시에 외부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김정은이 자신의 위치를 굳히는 과정에서 고강도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반복했던 것처럼, 차기 권력도 ‘대외 위기’를 충성 경쟁·결속 수단으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 정보당국이 김주애의 등장 횟수와 김여정의 발언 수위, 당 규약 변화까지 촘촘히 추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