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력보다 더 무섭다” 우크라가 꼽은 북한의 진짜 무기
우크라이나 국방위원회 예호르 체르니예우 부위원장은 “북한에서 오는 진짜 위협은 병력이 아니라 포탄”이라고 잘라 말했다.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 숫자는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쏟아붓는 포격 뒤에는 북한이 보내준 포탄 더미가 깔려 있다는 뜻이다.
우크라 부대 입장에선, 눈앞 북한 병사보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북한제 포탄’이 훨씬 더 위협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처음엔 ‘인해전술 돌격대’…결과는 학살에 가까웠다
북한군이 2024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처음 등장했을 때, 임무는 사실상 정면 돌격이었다.
현지 보고에 따르면 이들은 참호와 마을을 향해 집단 돌진을 반복했고, 드론·포병에 노출된 채 큰 손실을 봤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도 이 초기 투입 방식을 두고 “한국전쟁식 인해전술에 가깝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지금 북한군은, 포병·드론을 위한 ‘눈’이 됐다
시간이 지나자 북한군의 역할은 바뀌었다.
우크라 군사정보국(GUR)과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북한 병력이 러시아군과 함께 정찰 드론을 띄우고 목표 좌표를 잡아 포격을 유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쿠르스크 쪽에서 북한군이 띄운 드론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 수미 지역까지 들어와, 다연장로켓 포격을 조정한 통신이 포착됐다는 게 GUR의 설명이다.

우크라 “우릴 괴롭히는 건 북한 병사가 아니라 포탄 더미”
체르니예우 부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쿠르스크에 북한 병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며, 진짜 문제는 러시아로 쌓여 들어온 북한제 포탄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수백만 발 규모의 122mm·152mm 포탄과 다연장 로켓탄, 이를 쏠 곡사포·발사차량까지 함께 보내 러시아 포병 전력을 떠받치고 있다.
여기에 최소 100발 이상의 북한제 탄도미사일과 대전차무기까지 제공됐다는 것이 우크라·미 정보당국의 공통 평가다.

드론+북한 포탄 조합, 전선 체감은 “끝없이 쏟아지는 철우박”
우크라 최전방 장병들이 느끼는 북한발 위협은 단순하다.
정찰·FPV 드론이 머리 위에서 움직인 뒤, 곧바로 이어지는 포탄·로켓 세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격전지에서는 러시아군이 북한제 소형 집속탄을 FPV 드론에 매달아 투하하는 사례까지 확인돼, “북한 무기가 하늘에서 날아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군은 경험을 챙기고, 귀국하면 교관으로 변신
GUR는 북한이 쿠르스크 주둔 병력을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귀국 병력 약 3,000명을 군사 교관으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에서 배운 드론 운용법, 포병·로켓 연동, 전자전·통신감청 경험을 본국 부대에 전수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우크라 전선은 북한에게 포탄을 팔아 돈을 버는 장터이자, ‘21세기 포병·드론 전쟁’을 그대로 배워가는 실전 교육장이 되어버린 셈이다.

러시아 인명 피해 120만…그 공백을 메우는 값싼 탄약과 외국 인력
영국 국방부는 2025년 한 해에만 러시아군 사상자가 약 41만5,000명, 전쟁 시작 이후 누적 120만 명 수준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정도의 인명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러시아가 전선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란·북한 등에서 들어온 값싼 탄약과 제한적 외국 병력 지원이 있다.
특히 북한 포탄이 없었다면, 러시아의 포병 화력을 지금 속도로 유지하기는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우크라 측의 평가다.

한반도에서 다시 마주칠 수 있는 위협
우크라 전선에서 검증·개량된 북한 포탄·로켓·드론 전술은, 장기적으로 한반도 전면전 시 그대로 재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포병·다연장과 드론·전자전이 결합된 형태의 ‘북한식 현대전 패키지’가 상용화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우크라 부대가 “병력보다 포탄이 더 무섭다”고 말한 이유는, 결국 한국에게도 “북한의 숫자보다, 그 숫자 뒤에서 날아드는 탄약과 기술”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