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한국 핵잠 추진에 노골적 ‘견제와 부러움’ 동시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자, 일본 정치권에서도 핵잠수함과 수직발사관(VLS)을 갖춘 차세대 잠수함에 대한 발언이 연쇄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호주·중국·미국이 다 가지니 우리도 검토하겠다”는 논리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이 먼저 시도하는 핵잠·VLS 기술을 자위대도 탐내고 있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특히 일본이 지금까지 갖지 못한 ‘잠수함 발사 탄도·순항 미사일’ 능력은, 한국이 장보고-III와 향후 핵잠 설계에서 먼저 확보한 분야여서 더 눈에 띈다.

다카이치 “모든 선택지 배제 안 해”로 공식화된 핵잠 논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요미우리와 인터뷰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고 억지력·대처력 향상을 위한 모든 정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은 그동안 관방장관·관저 참모 등이 에둘러 말해 오던 입장을 총리가 공식화한 것으로, 사실상 “핵잠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비핵 3원칙을 사실상 잠재우면서까지 ‘차세대 추진력’ 잠수함을 거론한 것은, 중국·북한·한국·호주의 움직임을 의식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변 나라는 다 가진다”는 고이즈미의 대놓고 비교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TV 프로그램에서 “한국과 호주는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고, 미국과 중국은 이미 갖고 있다”며 일본도 새로운 동력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이 핵잠을 단지 이론상 옵션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과의 ‘상대 비교’ 속에서 현실적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핵잠 추진이 미국 승인이라는 정치·기술적 관문을 통과한 뒤라, 일본 내에서는 “한국이 해냈다면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연정 합의문에 박힌 문장, “차세대 동력+VLS 잠수함”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연정 수립 때 발표한 정책 합의문에는 “차세대 동력을 활용한 VLS(수직발사장치) 탑재 잠수함 보유를 목표로 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표면상으로는 ‘차세대 동력’이라고 돌려 말했지만, 장기간 잠항과 고속 항해가 가능한 동력은 사실상 핵추진이 유력한 후보라는 점에서 핵잠 염두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VLS 탑재는 잠수함에서 장거리 탄도·순항 미사일을 수직 발사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해, 일본 잠수함 전력이 공격·억제 능력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단계로 넘어가려 한다는 신호다.

일본 잠수함의 현주소: 크기는 크지만 ‘VLS는 없다’
현재 해상자위대의 주력은 소류급(수중 약 4,200톤)과 타이게이급(수중 약 4,300톤) 디젤·AIP 잠수함으로, 크기와 장기 작전 능력에서 한국 기존 209·214급보다 한 세대 앞선 전력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한국이 장보고-III(도산안창호급)에서 6~10셀 VLS를 적용해 SLBM·장거리 순항미사일 운용 능력을 확보한 것과 달리, 일본 잠수함에는 아직 수직발사관이 없다.
즉, 일본은 플랫폼(선체·소음·센서)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잠수함 기반 장거리 타격’이라는 영역에서는 한국이 먼저 실전 능력을 갖추기 시작한 셈이다.

자위대가 탐내는 건 결국 ‘한국식 VLS+장거리 타격 패키지’
일본이 차세대 잠수함에서 집요하게 언급하는 VLS 도입은, 결과적으로 한국이 먼저 구현한 “잠수함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쏘는 패키지 기술”을 따라가겠다는 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장보고-III는 재래식 잠수함임에도 SLBM·장거리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구조를 만들었고, 배치-II 이후에는 배터리·전자장비·센서가 대폭 개선되면서 자위대 내부에서도 “기술적으로 따라잡아야 할 대상”으로 거론된다.
핵잠 추진체계를 얹든, 기존 디젤·AIP를 쓰든, 일본이 실제로 욕심내는 부분은 ‘한국식 VLS 통합·사격통제·은밀한 운용 노하우’라는 점을 여러 군사 분석이 지적한다.

중국 압박 속 ‘말 따로, 군비 따로’인 일본
다카이치 총리는 외교적 메시지에서는 “중국과 호혜적 관계,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한다”는 원론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이 항모 훈련·문화·관광 압박으로 수위를 높이는 사이, 일본은 핵잠·VLS 잠수함·장거리 미사일 등 실질 군사력 강화 카드들을 하나씩 꺼내 들고 있다.
겉으로는 갈등을 관리하는 듯하지만, 실제 정책에서는 동북아에서 중국·북한·한국과의 잠수함 경쟁 구도를 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 입장에서의 기회와 부담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핵잠·VLS 추진이 단기적으로는 군비 경쟁과 해양 갈등 리스크를 키우는 부담 요인이다.
하지만 반대로, 장보고-III와 향후 한국형 핵잠이 “동북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한국의 잠수함 설계·통합·무장 기술이 일본·호주·타이완 등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자위대가 욕심내는 한국 기술은 단일 부품이 아니라, ‘재래식·핵추진을 막론하고 잠수함을 전략 타격 플랫폼으로 만드는 통합 기술’이며, 이 경쟁이 앞으로 동북아 안보 지형을 크게 재편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