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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가 "세계 1위 미국 대신" 대한민국을 선택한 5가지 이유

aubeyou 2026. 2. 9. 20:01

북유럽 최전선이 본 K-방산

 

노르웨이의 천무 선택은 조용했지만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러시아와 북극해를 마주한 북유럽 국가가 장거리 지상 타격 체계를 새로 들인다는 것은 단순 무기 구매가 아니라, 나토 북부 전력 구조와 동맹 내 역할 분담까지 다시 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다 제치고 ‘천무’ 낙점

 

노르웨이 정부는 1월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239 ‘천무’를 자국 육군의 지상 기반 장거리 정밀화력(LRPF) 체계로 최종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업 규모는 약 190억 노르웨이 크로네, 미화 18~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 수준으로, 국방장관은 “육군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경쟁에는 독일 KNDS·라인메탈, 유럽 솔루션(EuroPULS), 스웨덴-미국 사브·보잉, 미국 록히드마틴 HIMARS까지 참여해 사실상 ‘세계 1위 미국 vs K-방산’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유 1: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쓸 수 있는’ 무기

 

노르웨이 정부가 가장 먼저 강조한 건 인도 일정, 즉 속도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천무 발사대와 훈련·정비 패키지는 2028~2029년, 유도 로켓과 장거리 미사일은 2030~2031년까지 인도돼 약 4년 내 완전 운용 능력(FOC)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미국제 포병 체계 주문이 폭증하면서, HIMARS 등 미국 시스템은 인도 대기열이 길어지고 유럽 공동개발 사업들은 지연·비용 증가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반면 천무는 이미 한국군과 폴란드에 양산·실전 배치 중이라, 노르웨이가 중시한 “계획상의 성능이 아니라 실제 언제 쓸 수 있는가”라는 기준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이유 2: 발사기보다 ‘장거리 타격 체계 전체’

 

노르웨이가 산 것은 로켓 발사기 한 종류가 아니라, 장거리 정밀 타격 체계 전체다. 천무 패키지는 발사대, 다양한 사거리의 정밀유도 로켓과 전술탄도탄, 지휘·통제·사격지휘 시스템, 정비·훈련·군수지원까지 포함하는 풀 패키지로 제안됐다.

 

나토 표준 C2 체계와의 연동, 최대 200km급 장거리 타격 옵션 등은 러시아 북부 기지·해안 목표를 염두에 둔 노르웨이 안보 환경에서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HIMARS 역시 검증된 체계지만, 탄종·운용 개념·나토 내 배분 구조를 고려할 때 “노르웨이 요구에 맞춘 맞춤형 시스템 통합 측면에서는 천무 쪽이 더 유연했다”는 현지 분석이 나온다.

이유 3: 계약액 120% 규모의 ‘파격 오프셋’

 

이번 계약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산업협력 조건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 방산·제조업체와 계약액의 120%에 해당하는 산업협력(오프셋)을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일반적으로 방산 수출에서 50~100% 수준 오프셋이 관행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노르웨이 정부는 “군사적 필요와 자국 산업 육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계약”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대금 지급 시점도 장비 인도 이후로 설계해, 예산 집행을 수년에 걸쳐 분산시킨 점도 재정·정치 양측에서 장점으로 평가된다.

이유 4: 폴란드 거점이 만든 ‘유럽 내부 공급망’

 

한화가 제시한 또 하나의 현실적 해법은 폴란드 생산 거점이다. 폴란드는 이미 천무 수백기와 다수의 유도탄을 도입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한화·WB그룹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80km급 유도탄 등 천무 탄약의 현지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노르웨이를 포함한 유럽 운용국들이 전시·위기 시 유럽 내부에서 연구·생산·정비·보급이 가능한 ‘완결형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아시아 생산에만 의존하는 구조보다 정치·군사 리스크를 낮출 수 있어, 노르웨이 의회도 “공급망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으로 평가했다.

이유 5: 미국 의존 줄이고 전략적 균형 맞추기

 

노르웨이는 F-35, P-8, 패트리엇 등 핵심 전략 전력에서 이미 미국산 장비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다. 지상 장거리 타격 체계마저 미국제로 통일하면, 전력·군수·정책 모든 측면에서 ‘단일 공급자 의존’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가 정부·의회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천무 도입은 미국과의 동맹 틀을 유지하면서도 포병·탄약 분야에서 한국·폴란드 등과의 협력을 확대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유럽 내부 방산 생태계와도 연결하는 전략적 균형 조정에 가깝다. 야당인 기독민주당(KrF)이 “유럽 공동개발 옵션을 배제했다”고 비판했지만, 정부는 안보 환경·일정·비용·산업 효과를 모두 따진 현실적 판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르웨이가 본 K-방산의 ‘새 위치’

 

결국 노르웨이가 세계 1위 미국 대신 한국을 택한 이유는 가격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언제 실제로 쓸 수 있는지라는 시간 축, 장거리 타격 체계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성, 120% 오프셋과 폴란드 거점이 만드는 유럽 내 공급망, 미국 의존을 조정하려는 전략 계산이 겹쳐진 결과다.

 

이번 수주는 K-방산이 더 이상 ‘미·유럽 장비의 대체재’가 아니라, 나토 최전선 국가들이 선택하는 전략적 옵션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