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경 TF, 국정원 직원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군·경 합동조사 TF는 최근 국정원 8급 직원 A씨를 항공안전법·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미 오씨와 드론 제작·운용에 관여한 민간인 2명에게 같은 혐의를 적용한 상태에서, 정보기관 직원까지 조사선상에 올리며 “뒷배” 가능성까지 들여다보는 국면이다.
TF는 이 과정에서 A씨와 오씨가 수년 동안 수백만 원대 자금을 여러 차례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차례에 505만 원…
국정원도 자체 감찰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금전 거래 사실을 인정했다.
국정원 설명에 따르면, A씨는 2022년부터 2026년 1월까지 10만~200만 원 단위로 총 16차례에 걸쳐 오씨에게 505만 원을 빌려줬고, 이 가운데 365만 원은 돌려받았지만 140만 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국정원은 “A씨가 정보 수집·작성·배포 업무를 맡는 직위도 아니고, 국정원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며 이번 거래를 ‘사비가 오간 개인적 대여’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대학 동아리 인연이 북한 드론 사건
A씨와 오씨의 인연은 2015년경 같은 대학교 동아리 모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부터 친분을 유지해 오던 두 사람은, 오씨가 드론 관련 사업·활동을 하며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자 A씨가 간헐적으로 돈을 빌려준 것으로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이 돈이 단순 생활비였는지, 드론 제작·운용·북한 상공 비행과 관련된 비용으로 쓰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추적과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내가 북한에 드론 보냈다” 주장한 대학원생
사건의 출발점은 북한이 1월 10일 남측 무인기가 자국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데 있다.
이후 한 방송 인터뷰에서 30대 대학원생 오씨가 “내가 북한에 보낸 드론”이라며, 2024년 9월부터 평안남도 평산 우라늄 처리시설 등에서 방사능·중금속 오염을 측정하기 위해 세 차례 드론을 띄웠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자신이 만든 드론이 군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운용됐다고 강조했지만, 군·경 TF는 군사분계선 통과 과정에서 우리 측 해병대 2사단 등 군사시설을 촬영한 정황을 포착해 군사기지 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드론 제작자·北전문 이사까지, 피의자 3명으로 확대
합동 TF가 현재까지 입건한 민간 피의자는 오씨를 포함해 3명이다.
오씨와 함께 드론 제작 회사를 설립한 장씨(대표), 그리고 같은 회사에서 ‘북한 전문 이사’로 일하던 김씨가 각각 항공안전법 및 군사기지 보호법 위반 피의자로 조사받고 있다.
이들은 과거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계약직·아르바이트 형태로 근무한 이력과, 통일·대북 관련 단체를 함께 운영한 전력도 있어 수사의 민감도가 더 커진 상태다.

군 정보기관 자금 유입 의혹도 병행 수사
이번 사건은 국정원 직원 개인 돈거래뿐 아니라, 군 정보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지원 의혹까지 얽혀 있다.
군·경 TF와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군 정보사령부(기무사 후신)는 2024년 11월 오씨를 ‘대북 공작 협조자’로 지정하고 약 1,300만 원가량의 활동비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수사팀은 이 자금이 실제로 어떤 활동에 쓰였는지, 북한 상공 드론 비행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항공안전법·군사기지법 위반 혐의의 무게
오씨와 관련자들에게 적용된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는 비인가 지역에서 무인기를 띄우거나, 비행 금지·제한 공역을 침범했을 때 적용된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은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군부대·시설을 촬영하거나, 비인가 접근·비행을 했을 경우가 해당되며,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형과 벌금형이 동시에 가능하다.
북한 상공까지 드론이 넘어갔는지, 북한군이 공개한 기체와 동일한지 등은 군·경 TF의 포렌식·합동 분석을 통해 최종 확인될 예정이다.

국정원 “직원 징계 여부, 수사 결과 보고 결정”
국정원은 A씨에 대해 “행정지원 부서 일반직으로, 대북 공작·정보 수집과는 무관한 보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합동 TF 수사에서 드론 침투와 직·간접 연관성이 드러날 경우, 징계·형사 책임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친분 있는 대학 후배에게 빌려준 돈’이라는 해명이 유지되고 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개인 차원을 넘어 정보기관 관리 부실 논란으로 번질 소지도 남아 있다.

“북한 안보 초토화” 주장, 어디까지 사실일까
오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띄운 드론으로 북한 전략 시설 상공을 촬영·측정했다며 “북한 안보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정보”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군·경 TF는 아직 북한 내부 핵·군사시설에 대한 실질적 피해나 정보 유출이 발생했다는 정황은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대학원생 개인의 과장된 주장’인지, 아니면 군·정보기관의 관리 사각지대에서 운영된 비인가 공작의 흔적인지, 향후 수사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