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최정예 수도 방어부대에서 드러난 ‘지원금 농단’
대북 매체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방성 검열국은 지난달 중순 ‘수도권 부대 후방사업 및 군풍 기강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평양 방어를 담당하는 제91수도방어군단 예하 91훈련소 지휘부가, 병사 생활환경 개선 명목으로 수년간 모은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해당 부대는 내부에서 “평양을 보위하는 최정예”로 불리며 각종 지원을 우선적으로 받아온 만큼, 부패 규모와 상징성이 더 크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병실 난방·연구실 현대화’ 명목으로 돈 걷어
91훈련소 지휘부는 김일성·김정일주의 연구실 현대화와 병사 숙소 난방 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산하 대대·중대별 ‘지원금 징수 위원회’를 조직했다.
병사 본인과 가족들로부터 수년간 돈을 거두며 “병실 창문 교체, 난방 설비 보강, 연구실 책상·시설 교체” 등에 쓰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병사·가정에 부담을 지우는 ‘사적 모금’ 구조가 제도처럼 굳어진 셈이다.

5년간 모은 돈의 절반 이상, 행방 불명
국방성 검열 결과, 지난 5년 동안 연구실·병실 개건 명목으로 징수한 자금의 절반 이상은 어디에 쓰였는지 장부상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목적에 맞게 실제 시설 정비에 사용된 금액은 전체의 10%도 안 되는 수준으로 파악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는 그동안 지휘관들에게 반복적으로 내려온 “지원금을 개인 돈처럼 쓰지 말라”는 상부 지시가 사실상 무시돼 온 결과라는 평가다.

장부에는 ‘격려금·식사비’…실제론 유흥비·외제 물품 구입
검열 과정에서 확보된 장부에는, 시설개선 예산 상당 부분이 지휘관들의 ‘격려금’·‘식사비’로 지출된 것으로 적혀 있었다.
일부 예하 부대에서는 병실 난방비로 쓰여야 할 돈이 고급 식당 유흥비나 외제 물품 구입비로 빠져나간 사실도 포착됐다.
지출 목적을 명확히 기록해야 한다는 내부 원칙과 달리, 용도를 흐리기 위해 ‘격려금’·‘식사비’ 등 모호한 항목으로만 처리한 점도 드러났다.

병실 창문 깨지고, 연구실 책상은 낡은 그대로
정작 병사들이 생활하는 병실은 창문이 깨져 찬바람이 그대로 들어오고, 난방 설비는 고장 난 채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김정일주의 연구실 책상과 집기 역시 낡은 상태 그대로였고, 현대화를 위한 기자재 교체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병사와 가족들이 낸 돈은 생활환경 개선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지휘관들의 사적 소비로 사라진 셈이다.

“우린 떨면서 자는데, 간부들은 우리 부모 돈으로 고기 씹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병사들 사이에서는 분노와 허탈감이 폭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병사들은 “우리는 난방이 안 돼 밤새 떨면서 자는데, 지휘관들은 우리 부모가 보낸 돈으로 고기를 씹고 있었다”며 격한 불만을 쏟아냈다.
또 “원수님(김정은)을 목숨으로 사수한다더니 자기 배만 채웠다”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터져 나왔다고 한다.

‘수도 보위 최정예’ 이미지에 큰 타격
91훈련소는 평양을 방어한다는 명분 아래, 그동안 식량·연료·장비 등 각종 후방 지원을 우선적으로 배정받아 온 부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은 그런 상징적인 부대 내부에서조차 지원금이 체계적으로 빼돌려졌다는 점에서, 북한 내부 선전과 달리 군 기강이 심각하게 해이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소식통은 “평양 보위 부대 내부가 썩을 대로 썩었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됐다”며, 중앙당도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처벌 소식은 ‘잠잠’…윗선까지 번질까 주목
현재까지는 관련 지휘관들이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군법회의나 처형 등 구체적인 처벌 사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최근 군 내부 부패·기강해이 문제를 ‘체제 위협 요소’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시사해 온 만큼, 책임자 색출과 공개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도 방어 최정예 부대에서 벌어진 이번 ‘지원금 농단’이 어디까지 윗선 책임 추궁으로 번질지, 향후 북한 군 내부 인사·숙청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