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 첫 자체 함정, ‘청새치’ 탄생
HCB‑001 청새치는 해병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해병대 명의로 도입되는 전용 전투 함정으로, 2024년 7월 강남조선과 계약 후 약 1년 5개월 만에 선도함이 진수됐다.
선체 길이 약 18m, 폭 약 4m 규모의 중소형 고속정으로, 설계부터 건조까지 전 과정이 국내 기술로 이뤄진 순수 국산 플랫폼이다.
해병대사령관은 진수식에서 “국산 조선·국방과학기술이 집약된 전력”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해병대의 독자적 해상 작전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상위권 속도, 워터제트로 얕은 바다 ‘돌파’
청새치는 국산 워터제트 추진체계를 채택해 최대 약 80km/h, 즉 43~45노트 수준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워터제트는 스크루 프로펠러에 비해 흘수(잠기는 깊이)가 얕고 파손 위험이 낮아, 서해·서북도서 주변처럼 수심이 낮고 암초가 많은 해역에서 고속 기동에 유리하다.
이 덕분에 해병대는 적 해안·도서에 병력을 신속히 투입한 뒤 곧바로 이탈하는 ‘침투–타격–철수’ 전형의 입체기동 작전을, 기존 RIB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수행할 수 있다.

CB90급 실루엣, 하지만 더 크고 더 세게
외형은 스웨덴 CB90급 고속침투정을 연상시키지만, 청새치급은 길이·폭 모두 약간 더 큰 18m급으로 설계돼 병력 탑재력과 무장 탑재 여유가 크다.
국외 사례처럼 단순 병력 수송정이 아니라, 상륙 초입에서 직접 화력 지원까지 수행하는 ‘작은 화력정 + 침투정’ 역할을 겸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서북도서 인근에서 소규모 적 특수부대·고속정 위협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한국 해병대 운용 환경에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RCWS + 기관총, ‘머리 숙이지 않고 쏘는’ 화력
청새치는 12.7mm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기본 탑재하고, 좌우 현측에 7.62mm K‑16 등의 기관총을 추가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RCWS는 조종실 내부에서 원격 조준·사격이 가능해, 파도·파편이 날리는 근접 교전 상황에서도 승조원 노출을 최소화한다.
이 구성은 소형 고속정을 잡는 근접 교전, 해안 고정 화기 제압, 상륙 병력 엄호 사격 등 해병대 특유의 임무를 염두에 둔 화력 패키지로 평가된다.

20명 무장 병력 + IBS 탑재, ‘한 척으로 침투 세트 완성’
선체 설계는 승조원 약 4명에 더해 완전무장 해병 20여 명을 수송할 수 있도록 최적화돼 있다.
내부에는 소형 전투용 고무보트(IBS)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청새치가 해안에서 일정 거리 밖에 머무르고 IBS를 내려 소수 침투조를 은밀히 상륙시키는 운용도 가능하다.
이로써 한 척의 고속전투주정이 고속 접근–IBS 분리–침투조 상륙–화력 엄호–즉각 이탈까지 ‘원패스’로 수행하는 전술 구성이 가능해졌다.

방탄 적용으로 생존성 보강… ‘맞으면서 싸우는’ 침투정
고속정은 일반적으로 얇은 선체와 개방형 구조 때문에 화력은 강해도 생존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청새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타실·주요 승조 구역에 방탄판을 적용해, 소화기·파편에 대한 방호력을 크게 높였다.
이 방호력은 적 해안포·기관총 사거리 내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해병대 상황에서, “한 번 맞으면 끝”이 아닌, 일정 수준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서북도서·전략 도서에서 ‘첫 타이밍’을 바꾸는 전력
해병대와 방위사업청은 청새치급이 실전 배치되면, 서북도서와 전략 도서 주변에서의 초기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 특수전 부대 침투·기습 점령 상황에서, 수 분~수십 분 단위의 시간 차이가 도서 방어·탈환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고속·고화력·기동성을 겸비한 침투정의 가치는 매우 크다.
특히 조기 경보체계·무인기 정찰과 연동되면, 청새치는 단순 수송정을 넘어 “위협 징후 포착 → 즉각 투입” 구조의 기동타격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전력화 일정과 향후 확장 가능성
HCB‑001 선도함은 시험평가를 거쳐 2026년 12월 해병대에 인도될 예정이며, 이후 전력화·전술 개발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된다.
선도함 운용 결과에 따라 추가 함정 건조와 개량형 개발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고, 필요 시 야간 전용 센서·무인 수상정(USV) 연동 등 확장 패키지도 검토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청새치급 등장으로 한국 해병대가 “상륙군의 일부”를 넘어, 독자적인 고속 해상기동·특수침투 능력을 갖춘, 동아시아 최정예 해안·도서 기동군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