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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한국 관세 더 올리려다 봐줬다며" 오히려 감사히 여기라는 이유

aubeyou 2026. 1. 30. 19:46

“지금 관세도 너무 친절했다”는 트럼프의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회의에서 “취임 이후 내가 부과한 관세는 사실 너무 친절했다. 미국이 각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서도 “전 세계 나라들에게 나는 매우 착하고 신사적으로 대해주고 있다. 펜을 살짝 굴리기만 해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돈을 수십억 달러 더 늘릴 수 있다”고 적었다. 즉, 현재의 글로벌 관세 수준은 ‘출발점’일 뿐이고,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과시한 것이다.

관세 = 현금인출기, 동맹국은 “캐시 머신”

 

트럼프는 관세를 두고 “미국에 관세를 내는 나라 대부분은 낮은 금리를 누릴 수 있게 미국이 허용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현금인출기(Cash Machines)일 뿐”이라고 표현했다. 관세로 매년 수십억 달러를 미국에 내면서도 여전히 대미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들이 많고, 미국은 그 대가로 사실상 ‘세계 최저 수준의 금리 혜택’을 시장으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많은 나라’에는 중국·캐나다·멕시코는 물론 한국·일본·EU 등 대미 흑자국이 모두 포함된다. 동맹이든 아니든, 미국 입장에서 보면 모두 “더 세게 짜낼 수 있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드러난 셈이다.

금리·무역·관세를 한 덩어리로 보는 트럼프식 경제관

 

트럼프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충분히 내리지 않을 때마다 “관세 덕분에 막대한 돈이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왜 미국이 가장 낮은 금리를 못 받느냐”며 제롬 파월 의장을 비난해 왔다. 그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관세 수입이 늘면 미국 재정이 튼튼해지니 금리를 낮춰도 된다는 것,

둘째, 관세로 다른 나라 경제를 압박하면 결국 달러·미국 자산 수요가 높아져 미국 채권금리도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 때문에 그는 관세를 ‘무역 조정 수단’을 넘어, 사실상 통화·금융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겨냥 “관세 더 올리려다 봐줬다”는 메시지

 

최근 트럼프는 한국 국회가 2025년 7월 체결된 한·미 통상·투자 패키지 협정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목재·제약·일부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기존 15% 수준이던 이른바 ‘상호 관세’가 25%로 올라갔고, 이는 이미 철강·알루미늄·구리 등에 적용 중인 섹터별 50% 관세(무역확장법 232조 근거)와는 별도로 얹혀지는 구조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의회가 역사적인 거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관세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더 올릴 수도 있었지만 아직은 그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지금 수준도 봐준 것”이며, 한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 더 올리겠다는 압박이다.

IEEPA로 전 세계에 ‘기본 관세’… 법원은 잇따라 제동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펜타닐 관세’와 100여 개국에 대한 ‘기본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중국에는 10% 기본 관세 위에 20% 펜타닐 관세를 얹어 최대 30% 수준을 만들었고, 2025년 4월에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 최소 10% 관세를 부과하는 포괄 조치를 내놨다.

 

이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과 연방순회항소법원은 “IEEPA는 이런 식의 상시 관세 부과 권한을 대통령에게 주지 않았다”며 위법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관세 대통령’의 법적 권한

 

현재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전 세계에 상호관세·펜타닐 관세를 부과한 것이 합법인지 여부를 심리 중이다. 하급심은 “IEEPA는 특정 국가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제한된 비상조치를 허용할 뿐, 사실상 전 세계 관세를 재설계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준 적이 없다”며 ‘주요 질문 원칙(Major Questions Doctrine)’을 적용했다.

 

만약 대법원이 이 판단을 유지한다면, 트럼프의 관세 정책 상당 부분이 위헌·위법으로 뒤집히면서, 이미 부과된 관세의 환급·재협상 문제가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

“막혀도 다른 법이 있다”는 트럼프 진영의 계산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 측은 “IEEPA 관세가 법원에서 막힌다 해도,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 관행 제재)와 무역확장법 232조(안보 위협 수입품 관세)를 통해 각국과 맺은 관세 합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2018년에 이어 2025년 2월에도 232조를 근거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각각 25%로 복원·강화했고, 예외·우회 수입을 막기 위해 “녹이고 붓는(melted and poured)” 원산지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 시작했다. 한국처럼 철강·알루미늄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IEEPA와 별개로 232·301 조치를 통해서도 상당한 압박을 받는 구조다.

왜 “고마워하라”고까지 말하나

 

트럼프가 “많은 나라가 고마워하지 않지만, 미국이 그들을 위해 해준 일을 감사히 여기길 바란다”고 말한 대목에는,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고용을 살린다는 자기 확신이 반영돼 있다. 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일본·독일 같은 동맹국은 오랫동안 미국 시장을 활용해 부를 축적해 왔고, 이제는 미국이 관세라는 수단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부과한 관세는 너무 친절한 수준이며, 더 올리지 않은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한다”는 식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국 입장에서는 동맹이라는 정치·안보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관세가 협상의 압력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키는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