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새해 첫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 고조
북한이 새해 들어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이번 발사는 한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이뤄져, 순수 군사 행동을 넘어 외교적 계산까지 담긴 도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굳이 이 시점에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선 배경을 두고, 미국과 중국, 베네수엘라까지 얽힌 복합
적인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동해상으로 900km… 첫 시험부터 장거리 메시지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일요일 오전 7시 50분경 평양 인근에서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이 미사일들은 약 900km를 비행해 동해상 목표 해역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탄종·비행 궤적·재진입 특성을 정밀 분석 중이다. 새해 첫 탄도미사일 시험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한미 확장억제 체계와 일본 미사일 방어망을 동시에 의식한 장거리 시험이라는 해석이 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 작전과 연결된 ‘체제 생존’ 신호
이번 발사를 두고 여러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군사 작전과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며칠 전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뉴욕으로 이송한 사건은, 오래전부터 “미국이 자신을 전복하려 한다”고 믿어온 북한 지도부에 강한 충격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외무성은 즉각 성명을 내 미국의 행동을 “주권 침해의 극치이자 야만적 행위”라고 규탄했고, 김정은은 최신 극초음속 미사일 전력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최근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답”이라고 언급했다. 핵·미사일이 체제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더욱 굳어졌다는 방증이다.

한·미·일, 동시 대응… 첫 NSC·경계태세 격상
미사일 발사 직후 한국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번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추가 도발 시 강력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방위성 역시 동일한 시간대에 북한 수도권 인근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탐지했다며, 고도·비행거리·최종 낙하 해역 정보를 공개했다. 한미일 3국은 기존 미사일 경보·추적 공조 체계를 활용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향후 추가 발사 징후를 면밀히 감시 중이다.

중국행 직전 노린 도발, 외교 이니셔티브 흔들기
이번 발사는 한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에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혀 왔는데, 북한은 이런 한중 협력 시도를 “자신을 둘러싼 외교 포위망 강화”로 보고 선제적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중국에도 “북한 문제를 한국·미국과 협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는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전술유도무기 공장 찾아 “2.5배 증산” 지시
미사일 발사 전후로 김정은은 전술유도무기 생산 공장을 잇따라 시찰하며 군수 생산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다목적 정밀유도무기’ 생산 공장을 방문해 “우리 전술유도무기 체계는 기존 포병을 대체할 수준의 전력을 갖췄다”며, 각 핵심 부대에 이 무기들을 체계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현재의 약 2.5배로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단발 도발이 아니라, 2026년 이후 전술핵·정밀타격 전력을 대량 배치하려는 중기 계획과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을 믿고’ 한국과 새로운 전쟁 시나리오 준비?
베네수엘라 사태, 중국과의 밀착, 전술유도무기 증산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겹치며, 북한이 중국의 묵시적 지원과 우크라이나·중동에 시선이 쏠린 미국의 부담을 계산해 ‘한국과의 국지전·위기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북한은 2023년 이후 군사정찰위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연쇄적으로 시험하며 “언제든 실제 전쟁에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가 시진핑의 대만·동북아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저울질하면서도, 공개적으로는 유엔 제재 틀 안에서 북한을 비호하는 이중 메시지를 유지해 왔다.

한반도 안보 지형, 러시아‑베네수엘라‑중국까지 얽힌 복합 위기
한반도 안보 환경은 이제 북한 단독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 중국의 대만·동북아 전략이 모두 북한의 계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군이 동시에 여러 전구에서 군사력을 분산해야 하는 상황은, 북한 입장에선 “워싱턴이 평양만을 상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보일 수 있다. 김정은이 이 틈을 타 핵·미사일 전력을 앞당겨 증강하고, 중국과의 전략 협력을 활용해 한국과의 ‘새로운 전쟁’ 가능성을 시험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 확장억제 강화와 국지전 대비
이런 환경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실질적인 군사 계획과 연합훈련으로 구체화하고, 동시에 한국군 단독으로도 북한의 국지 도발·전술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동·서해에서의 미사일·드론·잠수정 도발, 서북도서·DMZ 인근 포격·침투, 통신·위성 교란 등 ‘회색지대’ 도발 시나리오를 세밀하게 가정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한국과 국제사회가 배워야 할 교훈
북한이 중국을 뒤에 두고 미사일 생산을 2.5배로 늘리라고 지시하는 장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작전을 빌미로 “핵을 포기하면 정권이 무너진다”는 신념을 강화하는 모습은, 한반도 위기가 얼마나 빠르게 다른 지역 분쟁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과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포함한 역내 국가들이 이 복합 위기를 관리하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전쟁”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경고는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비난 성명이 아니라, 군사·외교·경제를 아우르는 현실적인 억제·대비 전략을 새로 짜는 일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