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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편 인척 하더니" 트럼프가 돈바스 지역 다 넘겨야 보호 해준다는 '우크라이나'

aubeyou 2026. 1. 28. 20:52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조건: “돈바스를 넘겨야 안전보장”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안전보장 제공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종전안에 동의하는 것, 그리고 그 종전안에 “돈바스 지역 양보”가 포함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 8명은, 미국이 “키이우가 러시아에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돈바스)을 넘기는 방향의 평화협정에 동의해야 장기적인 안전보장 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돈바스를 내줘야 전쟁이 끝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푸틴에게 그 요구를 철회하라고 압박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3자 회담, 돈바스·안전보장이 핵심 의제

 

1월 23~2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회담이 열렸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시작된 지 만 4년 가까이 지나 처음 성사된 이 회담에서,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주를 합친 돈바스 영토 문제와 전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방식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크렘린은 회담 직전 미국 측 특사단과 별도 협의에서 “러시아가 불완전하게 점령한 동부 지역까지 포함해 돈바스 전체에 대한 우크라이나군 철수와 인도를 평화협상의 전제”라고 못 박았다고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전했다.

러시아: “돈바스 전체 넘기지 않으면 종전 없다”

 

러시아는 2022년 가을 도네츠크·루한스크주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4개 주 ‘병합’을 선언했지만, 현재까지도 도네츠크주의 상당 부분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포크로우스크·드루즈키우카 등 도네츠크 서부 요충지 일대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선을 유지하며 러시아 전진을 막고 있다.

 

러시아는 이 ‘요새 벨트’까지 포함한 돈바스 전역 인도가 없이는 종전 합의에 서명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방 군사 분석가들은, 이 벨트를 내줘 러시아가 도네츠크 서부까지 확보할 경우, 우크라이나 중앙·서부를 향한 기동로가 크게 넓어져 향후 재침공 시 “고속 침공로”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크라이나: “현 전선 동결” vs 미국: “돈바스 양보해야 끝난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은 어떠한 평화협정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러 차례 “현 전선 혹은 그 이전 상태에서의 휴전”을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국제법적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의 종전에는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F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돈바스를 내줘야 전쟁이 끝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러시아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채 우크라이나를 설득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제시한 ‘나토 5조 유사’ 안전보장, 너무 모호하다는 우크라이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안전보장 모델은 나토 조약 5조를 참고한 형태다. FT와 여러 안보 분석에 따르면, 미국안은 “전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속적 공격’(sustained attack)을 감행할 경우, 다자 동맹국들이 조정된 군사 대응에 나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나토 5조의 집단방위 원칙(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을 ‘준용’하겠다는 개념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의 공격을 ‘지속적 공격’으로 볼지, 어떤 형태의 군사 지원을 자동적으로 제공할지에 대해선 모호하다는 지적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나온다. 한 소식통은 이 약속을 “우크라이나가 보기에는 너무 모호하고, 러시아가 보기에는 너무 광범위한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는 서류도 다 준비했다”…우크라이나의 답답함

 

젤렌스키 대통령은 1월 23일 다보스 포럼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담판을 통해 미국과 안전보장안에 합의했다”고 공개 발언했다. 이어 25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확약이다. 문서는 100% 준비됐고, 파트너와 (서명할) 날짜·장소만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FT에 “안전보장안이 실제 서명 단계에 갈 때마다 미국이 멈춘다”며 “미국이 약속을 끝까지 이행할지 점점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키이우는 “영토 양보 전에 안전보장을 먼저 문서로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평화합의가 먼저’라는 순서를 고집하는 분위기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엄청난 압박”…양쪽에서 오는 쐐기

 

다음 3자 회담은 2월 1일 아부다비에서 다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미국·러시아 양측으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

 

러시아는 “돈바스 전역 양도 없이는 휴전 없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미국은 “돈바스 문제를 포함한 평화합의가 있어야 실질적 안전보장과 추가 무기 지원을 약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협상 관련 인사는 FT에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추가 제안: “돈바스 철수하면 평시 군 전력 강화 도와주겠다”

 

미국은 안전보장 약속 외에, 우크라이나의 평시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무기 지원 패키지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역시 조건부다. FT·ISW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 중인 돈바스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할 경우, 전후 평시 군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무기 공급·훈련 지원을 약속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

 

키이우 입장에선 “영토를 포기한 뒤 나중에 받을 약속”이어서, 실제 억지력을 보장해 줄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같은 편인 줄 알았는데…”라는 우크라이나의 체감

 

우크라이나는 전쟁 내내 미국·나토를 ‘같은 편’으로 인식해 왔지만, 이번 협상 국면에서 드러난 것은 동맹의 지원도 결국 각자의 이해와 한계 속에서 움직인다는 냉정한 현실이다. 키이우가 기대했던 것은 “돈바스를 지키는 조건에서의 안전보장 확약”이었지만, 미국이 테이블 위에 올린 것은 “돈바스를 양보하는 조건부 안전보장”에 가까운 안이었다.

 

러시아는 여전히 돈바스 전체를 요구하며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어디까지 ‘선을 긋고’ 어디까지 ‘양보할지’는 앞으로 열릴 아부다비 회담과 국내 정치 여론, 전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결정짓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