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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술을 빼돌려서 "처음으로 만든 잠수함이" 고장나자 당황한 나라

aubeyou 2026. 1. 27. 19:35

첫 국산 잠수함 ‘하이쿤’, 진수 후 잇단 고장

 

대만이 ‘하이쿤’을 공식 공개한 것은 2023년 9월 가오슝에서 열린 진수식이었다. 이후 2024년 7월부터 가오슝 항만에서 육상·계류 시험이 시작됐고, 동년 9월에는 첫 본격적인 해상 시험 운항에 나섰다.

 

그러나 이 시험에서 선내 배관 계통 일부가 파열되면서 주 추진 엔진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해군과 조선소가 긴급 점검과 보수에 들어갔다고 대만·홍콩 매체들은 전했다. 현지에서 “첫 국산 잠수함의 시험 항해가 엔진 고장으로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업 일정 전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25년까지 이어진 수차례 시험과 지연

 

배관 파열과 엔진 고장 이후 하이쿤은 2025년 중반까지 여러 차례 보수와 재시험을 반복했다. 2025년 6월에는 출항·기동 중심의 융합 시험(SAT) 단계에 들어갔고, 같은 해 11월에는 부유 시험과 추가 해상 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설계·제작 경험이 거의 없던 대만 조선소 CSBC 입장에서는, 선체·추진·전투체계 전 영역을 처음부터 검증해야 했던 만큼 일정 지연은 피하기 어려웠다. 대만 국방부는 당초 2025년 11월 인도를 목표로 했지만, 차례로 드러난 결함과 보정 작업 탓에 최종 인도 시점을 2026년 6월 전후로 7개월가량 늦춰 잡았다.

2026년 1월 첫 잠수 테스트…“이제야 본 시험 시작”

 

2026년 1월 말, 대만 해군은 하이쿤의 첫 정식 잠수 시험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진수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수심별 잠항·부상·비상 부상 등 기본 잠수 능력을 검증하는 단계다.

 

현지 국방 당국은 “올해 중순까지 단계별 잠수 시험을 마치고, 별다른 추가 결함이 없을 경우 6월 전후 해군 인도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첫 함이라는 특성상 예상보다 긴 시험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국제 기준으로도 이 정도 추가 검증은 이례적이지 않다”고 방어 논리를 폈다.

발목 잡은 ‘통합 플랫폼 관리 시스템’

 

일정을 가장 크게 지연시킨 건 통합형 플랫폼 관리 시스템(IPMS)의 문제였다. 이 시스템은 추진, 전력, 배관, 각종 센서와 장비의 상태를 통합 관리하는 ‘잠수함의 신경망’에 해당한다. 대만 언론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초기에는 IPMS가 선내 다른 감시·무장·소나 시스템과 제대로 연동되지 못해, 신호가 끊기거나 오류가 잦았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에서 초청된 수십 명의 기술자들이 투입됐고, 수개월에 걸친 수정 끝에 각 시스템 간 신호 연결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느 나라 기술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 DSME 기술 유출, 하이쿤에 쓰였다

 

하이쿤 사업에는 한국 잠수함 설계 자료가 불법 반출돼 사용된 사실이 한국 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됐다. 2025년 12월, 한국 법원은 해군 중령 출신 방산업체 대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8월 대만 측과 1억 1,000만 달러(약 1,500억 원) 규모의 잠수함 어뢰 발사관·저장고 납품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잠수함 설계 기밀 수백 건을 대만으로 넘긴 혐의를 받았다.

유출된 것은 어떤 기술이었나

 

수사와 재판 기록에 따르면, 유출된 자료는 DSME1400급 잠수함(인도네시아 수출형) 관련 설계도와 생산 도면이었다. DSME1400은 독일 209급을 기반으로 한국에서 개량한 장보고‑II 계열을 토대로 한 수출형 모델로, 어뢰 발사관·저장고·발사 제어 시스템 등이 포함된 핵심 기술이 담겨 있다.

 

A씨는 대우조선해양 퇴직 기술자 4명을 포섭해 설계·제작 경험을 채워 넣었고, 이들이 2019년 대만으로 건너가 하이쿤 제작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법원은 판결문에서 “대만이 2023년 공개한 첫 국산 잠수함 하이쿤의 설계·제작에는 이 유출 도면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시험 중 또 다른 결함들…유압·닻 장비 이상

 

엔진 고장 외에도 하이쿤은 여러 차례 다른 결함 의혹에 휩싸였다. 2025년 대만·홍콩 매체 ‘미러 미디어’와 중국 관영 매체 등은, 하이쿤이 2차 해상 시험에서 선미 X자형 타를 제어하는 유압 시스템이 전면 마비되는 사고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유압이 모두 꺼지면서 방향타가 움직이지 않자, 승조원들이 수동 조종으로 가까스로 사고를 피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다른 보도에서는 앵커 윈들라스(닻 양·하강 장치) 시스템이 고장 나 계류 시험이 중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만 해군은 사고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절차에 따라 안전하게 조치됐고, 추가 보완을 마쳤다”며 심각성은 낮춰 설명하고 있다.

2027년까지 8척 건조 계획, 현실성은?

 

대만은 하이쿤급 잠수함을 2027년까지 8척 건조해 순차적으로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그러나 첫 함 한 척을 시험·보완하는 데만 3~4년이 소요되는 현재 속도로 볼 때, 일정이 상당 폭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대만은 노후한 네덜란드제 잠수함 2척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 전력 구조를 고려해, ‘부분적인 국산 잠수함 능력 확보’ 목표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이쿤의 잠수·무장·소음 성능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올지에 따라, 이후 함정 수와 배치 일정도 바뀔 수 있다.

“한국 기술 훔쳐 첫 배 만든 나라”…남은 논란

 

한국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우리 기술을 빼가 첫 잠수함을 만든 나라가, 정작 시험 운항에서 잇단 고장과 지연을 겪고 있다”는 비

판 여론도 적지 않다. 단순한 수출·이전 계약이 아니라, 불법 유출을 통해 전략 자산의 설계가 넘어갔다가 다시 문제를 일으킨 만큼, 향후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안보·보안 체계 강화 요구도 커지는 분위기다.

 

동시에 군사·방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첫 자국 건조 잠수함은 어느 나라든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냉정한 평가도 공존한다. 다만 대만의 하이쿤급이 이런 초기 진통을 넘어, 실제 작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전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2026년 중순까지 이어질 잠수·전투 체계 시험 결과가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