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60조 잠수함 사업, ‘팀 코리아’ 총출동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두고 한국과 독일이 경쟁하는 60조 원대 프로젝트에서, 한국은 한화·HD현대에 현대차·대한항공까지 묶은 통합 패키지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자동차·항공·에너지 투자까지 포함한 국가 단위 거래로 캐나다를 설득하겠다는 구도다.

캐나다 CPSP, 30년짜리 초대형 프로젝트
‘캐나다 순찰잠수함 사업(CPSP)’는 최대 3,000톤급 디젤 잠수함 12척 도입과 30년간 유지·보수(MRO)를 포함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총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 원으로 추산되며, 현재는 한국 컨소시엄(한화오션·HD현대중공업)과 독일 TKMS의 양자 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캐나다 정부는 3월 최종 제안서를 받은 뒤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을 계획이다.

한화·HD현대에 현대차·대한항공까지 합류
한국 측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구성해 설계·건조 패키지를 제안하는 한편,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산 특사단에 현대차·대한항공 고위 임원을 포함했다. 캐나다가 잠수함 도입과 함께 자동차·항공·인프라 협력까지 요구하면서 사실상 ‘팀 코리아’가 총출동한 형태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항공기 업체와 정비·기술 협력 확대 방안도 병행 논의한다.

캐나다가 요구한 조건: 산업기술·고용·공급망
캐나다는 잠수함 성능과 가격 외에 산업기술 혜택, 고용 창출, 자국 방산 공급망 편입 등 산업 육성 요소를 평가 비중 약 15%로 반영했다. 특히 한국 측에는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독일 측에는 폭스바겐 계열과 연계한 투자 패키지를 요구하는 등 방산 경쟁이 자동차·제조업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현대차의 ‘조건부’ 수소·전기차 공장 카드
현대차그룹은 캐나다 내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 공장 설립을 ‘조건부 옵션’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수함 사업이 성사될 경우 캐나다에 친환경차 생산 거점을 세우고, 투자비의 일정 부분은 한화가 분담하는 구상이 논의 중이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최고위 경영진의 특사단 합류로 실질 카드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의 장영실함과 에너지·풍력 패키지
한화오션은 이미 3,000톤급 장보고-III 배치-I(장영실함) 건조 실적을 앞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이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장영실함을 직접 둘러보며 한국의 잠수함 건조 능력을 확인했다. 한화는 여기에 캐나다 LNG 개발과 해상풍력 사업까지 묶은 에너지·인프라 협력 패키지로 제안 범위를 넓히고 있다.

독일 TKMS와의 ‘산업 패키지’ 맞대결
독일 TKMS는 U-212/U-214 수출 경험과 나토 내부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캐나다 조선·기계 업체와의 현지 생산, 독일 자동차·기계 업체와 연계한 투자 패키지를 제안 중이다. 한국은 잠수함 외에도 현대차, 배터리, 에너지까지 묶어 캐나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부각시키며 ‘경제 패키지’ 경쟁에서 우위를 노리고 있다.

다음 전선, 노르웨이 ‘천무’ 2.8조 사업
캐나다 방문 이후 특사단은 노르웨이로 이동해 약 2조8,000억 원 규모의 다연장로켓 조달 사업을 공략한다. 이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는 독일·프랑스 합작사 KNDS와 최종 경합 중이며, 폴란드 수출·납기 이행 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다만 유럽 방산 우선주의 정서가 KNDS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한국 방산 수출의 ‘게임 체인저’가 될까
캐나다 잠수함과 노르웨이 천무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한다면, 한국 방산 수출 규모는 단일·연속 계약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특히 잠수함 사업은 30년간 MRO까지 포함돼 장기적인 군사·산업 협력 관계를 의미한다. 이번처럼 대기업들을 묶어 산업 패키지로 접근하는 방식이 성공할 경우, 향후 대형 방산 수출에서 한국형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