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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이기겠다며" 3년간 전 세계 무기를 싹 쓸어 담고 있다는 '이 나라'

aubeyou 2026. 1. 21. 23:37

다보스포럼까지 뒤덮은 ‘우크라이나 전쟁’

 

2년 만에 대면 회의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최대 의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최대한의 제재와 함께, 자국에 대한 무기·연료·재정 지원을 거듭 호소하며 “지원이 끊기면 전선이 무너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설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은 추가 지원 패키지와 장기 지원 기금 논의를 본격화하며, 전쟁이 단기 국면을 넘어 장기 소모전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64조 원’은 출발점…미국의 압도적 지원 규모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 군사지원국은 단연 미국이다. 2022년 봄 미국 의회가 400억 달러(약 51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후 수차례 예산 패키지가 더해지면서 2024년 기준 군사·재정·인도적 지원 누적액은 1,000억 달러(약 120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무기·탄약·장비 지원으로 배정됐고, 나머지는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과 난민·인도적 지원에 쓰이고 있다.

자벨린·스팅어·HIMARS…러시아를 막은 ‘서방 3종 세트’

 

미국이 제공한 무기 중 가장 상징적인 것은 자벨린 대전차 미사일과 스팅어 휴대용 방공미사일, 그리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이다. 자벨린은 전차 상부를 정밀 타격하는 ‘탑 어택’ 능력으로 러시아 기갑 전력을 크게 약화시켰고, 스팅어는 저고도에서 침투하는 헬기·공격기를 격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여기에 HIMARS는 장거리 정밀 로켓으로 탄약고·지휘소·보급로를 타격해 러시아의 후방 지휘·보급망에 큰 부담을 주었다. 미국은 이 외에도 각종 포병 시스템, 장갑차, 방탄복, 통신 장비, 야시장비 등 전 분야에 걸쳐 지원을 확대했다.

‘공격 드론 전쟁’의 상징, 스위치블레이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신개념 무기 중 하나가 소형 자폭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다. 미 언론과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스위치블레이드-300과 600을 합쳐 수백 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고, 이 중 600은 장갑 목표 타격용 장거리·고위력 버전이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박격포 발사관 형태로 쏘아 올린 뒤, 30~40분가량 체공하며 표적을 탐지·추적하다가 발견 즉시 자폭 공격을 가할 수 있어 ‘가난한 순항미사일’ 혹은 ‘배낭에 들어가는 로이터’로 불린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이용해 방공포대·지휘소·차량 집결지 등을 기습 타격하며, 드론-포병 연동 전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금기 깨고 게파르트·중화기 제공

 

초기에는 분쟁지역 무기수출 금지 원칙을 고수하던 독일도 내부·외부 압력에 밀려 입장을 바꿨다. 2022년 4월 독일 정부는 구식이지만 실전성이 높은 게파르트 자주대공포 50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고, 같은 해 여름부터 실제 인도가 시작됐다. 게파르트는 35mm 기관포 두 문과 레이더를 갖춘 자주대공포로, 저고도로 접근하는 순항미사일·무인기 요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은 이후 PzH2000 자주포, IRIS-T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등 더 현대적인 중화기도 순차적으로 제공하며, “유럽 방공의 핵심은 독일이 책임진다”는 정치적 메시지도 함께 던졌다.

영국·프랑스·기타 우방국, 각자 강점 살린 지원

 

영국은 전쟁 초기부터 스웨덴 사브(SAAB)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대전차 화기 NLAW를 우크라이나에 대량 제공했다. NLAW는 근·중거리에서 빠르게 운용할 수 있는 일회용 유도 로켓으로, 도시·근접전에서 러시아 전차·장갑차를 상대로 큰 효과를 발휘했다. 프랑스는 CAESAR 자주포와 포탄 등을 제공해 포병 화력을 지원했고, 캐나다·호주·체코·폴란드 등도 구소련식 전차·자주포, 탄약, 장갑차 등을 우크라이나에 넘겨 전력을 보강했다. 이탈리아는 현금·장비를 포함한 수조 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승인하며, 유럽 전체가 ‘무기와 돈, 에너지로 싸우는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양상이다.

한국은 왜 살상무기 지원을 거부하나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후 여러 차례 한국에 직접적인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는 “살상용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 왔다. 정부는 그 이유로 휴전체제에 있는 한반도 안보 상황, 러시아와의 외교·경제 관계, 북한의 러시아 밀착 시 군사적 역효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신 비살상 물자, 재건 지원, 탄약 제3국 수출(폴란드 등 우회 형식) 등 간접적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돕는 방식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여론도 ‘지원 찬성’과 ‘신중론’으로 갈려

 

국내 네티즌과 전문가 여론은 크게 둘로 갈린다. 한쪽에서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보여줬던 것처럼, 주권국가를 침공한 전쟁범에게는 국제 사회가 무기와 자원으로 끝까지 맞서야 한다”며 적극적 지원을 촉구한다. “강대국이라도 이웃 나라를 침략하면 전 세계와 싸우게 된다는 전례를 남겨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휴전국이고, 러시아는 10대 교역국 중 하나인 데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 명분을 얻을 수 있다”며 살상무기 지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푸틴 vs 우크라이나’에서 ‘푸틴 vs 세계’로

 

결국 지난 3년은 우크라이나가 ‘푸틴을 이기겠다’며 전 세계로부터 무기와 군수지원, 정보·재정 지원까지 쓸어 담은 시기였다. 미국과 나토, EU의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전쟁 초기 전선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모이는 만큼, 이 전쟁은 더 이상 두 나라만의 전쟁이 아니라 국제 질서와 규범을 둘러싼 대리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앞으로 지원 지속 여부와 강도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장 상황뿐 아니라, 유럽 안보 구조와 한국을 포함한 중견국들의 외교·안보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