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단을 뒤덮은 내전, 막힌 탈출로
2023년 4월 수단 내전으로 수도 하르툼 일대가 전면 교전지로 변하면서 외국 공관과 공항까지 포격을 받자, 각국은 급히 자국민 철수 작전에 나섰지만 공항 폐쇄와 시가전 탓에 ‘진입 불가’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잇따랐다. 일본도 자위대 수송기를 지부티에 전개해 대피를 검토했으나, 하르툼 진입과 독자 육로 확보를 포기하고 주변국·타국 협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프라미스’로 명명된 한국의 결단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작전명 ‘프라미스(Promise)’를 부여하고 “희망하는 재외국민은 한 명도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군사·외교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가동된 이 작전에는 공군 C-130J 수송기와 KC-330 공중급유기, 해군 청해부대 함정, 육군 특전사·707특수임무단 요원 등 정예 병력이 투입돼, 내전 지역 깊숙이 떨어져 있던 교민들을 안전지대로 끌어내는 임무를 수행했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 1,100km ‘죽음의 육로’
주수단 한국대사관과 군·외교 당국은 교민과 선교사·기업인 등 한국인을 하르툼 시내 거점에 모은 뒤, 버스와 차량을 이용해 북동부 항구도시 포트수단까지 약 1,100~1,170km를 육로로 이동시키는 위험한 계획을 세웠다. 도로 곳곳에서 양측 교전, 무장세력 검문, 약탈 가능성이 상존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의 중재, 미국 등 우방국의 정보 지원을 받아 비교적 안전한 이동 시간대와 경로를 확보하면서 30시간이 넘는 주행 끝에 포트수단 공항 진입에 성공했다.

C-130J와 KC-330, ‘집으로 가는 마지막 비행’
포트수단에 도착한 한국인 28명은 곧바로 대기 중이던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해 사우디 제다로 이동했고, 이후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수송기를 갈아타 4월 25일 성남 서울공항에 귀환했다. 정부는 귀국 직후 이들에 대한 건강검진과 심리 상담, 생계 및 활동 재개 지원책을 논의하며 “군·외교·정보·대통령실이 긴밀히 연동된 모범적 해외 위기 대응 사례”라고 평가했고, 작전명처럼 정부가 교민에게 한 ‘귀환 약속’을 지켜냈다는 상징성이 부각됐다.

한국 수송편에 오른 일본인, 공식 감사로 이어지다
프라미스 작전은 한국인만 구한 ‘단독 작전’이 아니었다. 하르툼–포트수단 육로와 이후 항공편에는 일본인을 포함한 타국민 일부가 함께 이동했으며, 일본 외무성은 공식 보도문에서 “수단에서의 일본인 철수에 협력한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과 오피니언은 “한국이 확보한 버스와 경로 덕에 일본인 일부도 하르툼을 빠져나왔다”는 점을 조명했고, 이후 양국은 제3국 위기 시 상호 재외국민 대피를 지원하는 협력 체계 구축에 착수하면서 수단 사례를 협력의 전환점으로 언급하고 있다.

‘세계 최정예급’으로 평가받는 한국 특수전력의 자산
일본과 다른 여러 국가도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군용기와 선박을 투입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한국은 위험한 내전 지역을 관통하는 육상 이동과 다국간 공조, 특수부대 투입까지 결합한 입체적 작전으로 “재외국민 전원 무사 귀환”을 이루며 주목을 받았다. 프라미스 작전은 한국 특수부대와 수송전력이 실제 전쟁터급 상황에서 인명 구조 능력을 입증한 사례로, 향후 해외 재외국민 보호 작전, 다국적 평화유지 활동, 동맹국과의 공동 대피 계획 수립에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