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머노이드, 반도체 ‘사람 일자리’까지 겨냥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인간 형상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개발·도입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삼성전자는 이를 반도체 생산 라인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퍼 이송, 장비 조작, 반복적 점검처럼 그동안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던 고난도·클린룸 작업까지 로봇이 맡을 수 있게 되면, 생산 효율과 공정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숙련 인력 부족과 3D(위험·힘듦·더러움) 기피 현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휴머노이드 도입은 인력난 해소 수단으로도 주목된다.

로봇 TF를 ‘사업팀’으로 격상, 인력 10배 확대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정식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키고, 관련 인력을 10배 이상 늘리며 투자를 본격화했다.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계속 진화하는 지능형 로봇 개발”을 공식 목표로 밝히며, 단순 가전형 로봇을 넘어 자율성과 학습 능력을 갖춘 AI 로봇을 사업 방향으로 못 박았다. 이는 가전·모바일에 이어 로봇을 차세대 ‘플래그십 제품군’으로 키우겠다는 중장기 비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휴보’ 만든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전략 투자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분야에 본격 접근한 단초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인수다. 사람형 로봇 ‘휴보(Hubo)’로 잘 알려진 이 회사 지분 14.99%를 확보하며, 사실상 전략적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첫 구체 협력으로, 계열사 삼성웰스토리의 단체급식 사업에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며, 물류·조리·서빙 영역에서 로봇 적용 범위를 시험할 계획이다. 이런 레퍼런스가 쌓이면, 향후 반도체 공장·물류센터·플랜트까지 로봇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기술·운영 경험을 단계적으로 축적할 수 있다.

“반도체 이상의 미래 먹거리”라는 해석
이재용 회장이 직접 휴머노이드 개발을 지시했다는 소식에, 국내 여론과 투자자 사이에서는 “삼성이 하면 결국 최고가 된다”, “AI·로봇이 반도체 이상의 미래 먹거리라는 신호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노조가 설 자리가 더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해, 인력 구조 개편·고용 영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제조업이 AI·로봇·자동화를 축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감안하면, 삼성의 이번 행보는 단순 실험이 아니라 10년·100년 단위 경쟁력을 겨냥한 장기 투자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삼성에도 없던 것”을 공장에 넣는 승부수
삼성전자는 지금까지도 반도체 공정 자동화 수준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지만, 사람형 AI 로봇까지 투입하는 구상은 내부에서도 “삼성에도 아직 없던 수준의 자동화”로 받아들여진다. 기존 설비·AGV(무인운반차) 중심의 자동화 라인 위에, 인간과 유사한 동작 범위를 가진 휴머노이드를 얹으면, 설비 교체 없이도 공정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쌓아온 공정·품질 노하우에 AI·로봇을 결합해 “앞으로 100년은 버틸 제조 기술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이재용 회장의 지시가 갖는 전략적 의미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