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유일 놀이공원에서 ‘흉물’로

월곶동 995번지 일대 1만 9,140㎡(약 5,800평) 부지는 한때 시흥시 유일의 놀이공원 마린월드가 들어섰던 자리다. ㈜마린월드는 1998년 시흥시와 1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약 67억 원을 투자해 롤러코스터·관람차·바이킹 등을 갖춘 놀이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운영 3년 차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서 시가 청구한 연체료까지 합산된 임대료가 90억 원을 넘었고, 결국 시설은 폐업 후 철거돼 오랜 기간 텅 빈 채 방치됐다.
2009년부터 줄곧 ‘매각 실패’

시흥시는 2009년부터 이 땅을 매각하기 위해 여러 차례 공고를 냈지만, 매번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일반상업지역에 1만 9,000㎡가 넘는 규모임에도,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 못한 채 도심 한가운데 흉물스러운 빈 터로 남아 주변 미관을 해치는 애물단지로 지적돼 왔다. 공원 조성이나 경기도형 임대주택 도입 등 대안도 논의됐지만 예산 부담 탓에 무산됐고, 한동안은 시민들이 신청해 사용하는 텃밭 용도로만 활용됐다.
“역세권 프리미엄” 기대 속 882억 재매각 공고

시흥시는 2025년 1월 기준으로 이 부지를 882억 3,540만 원에 매각하겠다는 공고를 다시 냈다. 수인분당선 월곶역 개통으로 서울과 직결되는 역세권 입지를 갖춘 만큼, 주거·상업·업무가 결합된 복합개발 사업지로 충분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시는 이달 10일부터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매입의향서를 받으며, 사업계획과 입찰가격을 함께 평가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성 조건도 내건 공모 방식

이번 매각은 단순 최고가 입찰이 아니라, 공공성 요소를 점수에 반영하는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흥시는 월곶동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 공유공간 등 공공 편의시설 계획을 사업 평가 항목에 포함시켜, 개발 과정에서 지역사회 기여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월곶신도시 중심부에 걸맞은 랜드마크를 조성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삼겠다”며 역량 있는 민간기업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800억대 매입자 찾기 쉽지 않다”는 시장의 시선

부동산·개발 업계에서는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800억 원대 가격에 이 부지를 인수하려는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근 거북섬 등 유동 인구가 더 많은 곳에서도 토지 공매에 입찰자가 없어 유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시흥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는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금 땅’과 시장 현실 사이의 간극

교통 여건 개선과 입지 면에서는 ‘황금 땅’에 가깝지만, 고금리·분양 시장 둔화·상업시설 공급 부담 등 현실적인 변수들이 겹치면서 매각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재매각 시도가 성공해 월곶신도시 중심부에 상징성 있는 복합시설이 들어서면, 장기간 지역 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빈 땅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반대로 이번에도 적절한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시의 가격·조건 재조정과 활용 방안 재검토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