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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첫 잠수함이" 결국 퇴역하자 형제의 나라라며 넘겨줬다는 '이 나라'

aubeyou 2025. 12. 30. 22:25

대한민국 첫 잠수함, 장보고함의 탄생

장보고함은 독일 HDW 조선소에서 1988년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됐고, 1992년 한국 해군이 인수해 1994년 작전에 배치됐다. 디젤-전기 추진 방식의 1,200톤급(일명 SS-I급)으로, 당시로서는 첨단 센서와 어뢰·기뢰 투하 능력을 갖춘 최신형 재래식 잠수함이었다. 이 함정의 도입은 한국 해군이 본격적인 ‘3차원 입체 해군’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34년간 해양주권을 지킨 잠수함

장보고함은 취역 이후 동·서·남해 전역에서 대잠수함전, 정보수집, 기습 타격 훈련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됐다. 특히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유사시 적 함대 접근을 차단하는 ‘보이지 않는 방패’ 역할을 수행하며 억제력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해군은 장보고함이 34년 동안 각종 연합훈련·작전에서 임무를 완수하며 한국 해군 잠수함 전력의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한다.

하와이 1만8,000km 항해와 림팩 성과

1997년 장보고함은 하와이 파견훈련에서 약 1만8,000km에 이르는 장거리 단독 항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원해 작전 능력과 장기 잠항 능력을 입증했다.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는 미 항공모함을 포함한 30여 척의 함정을 상대로 모의 공격을 실시하면서,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훈련 성과는 한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들의 운용·전술 능력이 세계 상위권 수준임을 보여준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폴란드에 무상 양도, ‘형제의 나라’로 간 잠수함

장보고함은 이번 퇴역 후 폴란드에 무상 양도돼, 폴란드 해군 잠수함 승조원 훈련과 자격 유지 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폴란드는 최근 방산·에너지·인프라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국가로,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 등 대규모 무기 도입을 진행하며 사실상 ‘형제의 나라’로 불릴 정도의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장보고함 양도는 단순 장비 이전을 넘어, 잠수함 운용 노하우·교육 협력까지 포함한 해군 분야 파트너십의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퇴역식과 ‘명예전역’으로 남는 이름

해군은 경남 창원 잠수함사령부 연병장에서 장보고함 퇴역식을 열고, 대한민국 해군 첫 잠수함의 항적을 기렸다. 초대 함장과 역대 승조원, 가족, 주한 독일대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부 장관·국회 국방위원장·독일 잠수함협회장의 축하 메시지가 영상으로 전해졌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퇴역식 종료 후 장보고함에 ‘명예전역장’을 수여했고, 취역기와 명판 등은 잠수함사령부 역사관에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한국 잠수함사의 1장을 넘기며

장보고함의 퇴역은 한국 해군 잠수함사가 한 장을 넘기고, 3,000톤급 장보고-Ⅲ(도산안창호급) 등 신형 잠수함으로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첫 잠수함이 동맹국의 교육·훈련 플랫폼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은 한국이 ‘수입국’에서 ‘전력·노하우를 공유하는 공급국’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군은 “장보고함이 선도한 잠수함 역사를 바탕으로, 향후 더욱 발전된 잠수함 전력으로 해양주권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