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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국가 승인" 작은 도시가 인정 받자 누가 봐도 수상한 '이 나라'

aubeyou 2025. 12. 30. 22:25

이스라엘, 세계 최초로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이스라엘 정부는 11월 26일(현지시간) 소말리아 북부 자치지역 소말릴란드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국교 수립을 발표했다. 소말릴란드는 1991년 시아드 바레 정권 붕괴 이후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정부·군대·통화를 갖춘 사실상의 국가 체계를 유지해 왔지만, 유엔 회원국 어느 곳으로부터도 정식 국가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스라엘의 발표는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한 첫 공식 사례로, 즉각적인 외교 논란을 불러왔다.

아랍·아프리카 21개국 “위험한 선례” 강력 반발

다음날 사우디아라비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아랍 21개국 외교장관은 이슬람협력기구(OIC)와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결정에 강력 반대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소말리아의 통일성과 그 영토 전체에 대한 주권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거부한다”며, 한 국가 영토의 일부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행위는 “국제 평화와 안보, 국제법에 대한 위험한 선례”라고 규정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그들의 땅에서 추방하려는 어떠한 계획과 연계하려는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히며, 이번 조치가 가자지구 주민 이주 구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가자 주민 ‘이주 후보지’ 논란의 연장선

2024년 3월, 일부 외신 보도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제3국으로 이주시킬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소말릴란드와 접촉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소말리아 중앙정부는 “소말리아 영토를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의 대상지로 쓰려는 시도”라며 강력히 규탄했고, 소말릴란드 측도 공식 합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국가 승인 결정 이후, 아랍·아프리카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주민 추방과 연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재차 못 박은 것은, 이스라엘의 행보를 가자 인구 문제 해법과 연결된 정치적 포석으로 의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국제사회, 소말리아 영토 보전 원칙 재확인

소말릴란드는 에티오피아에 홍해 연안 20km 임대와 맞바꾸는 독립 인정 MOU를 체결했다는 보도로 주목된 바 있으나, 논란 이후 에티오피아 정부는 공식적인 독립국 승인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소말리아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120개국 이상과 수교를 맺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소말리아의 영토 보전 원칙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소말리아의 영토적 완전성을 인정하며, 소말릴란드 지역도 소말리아의 일부로 본다”고 재확인했고,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연합(AU) 역시 유엔 헌장·AU 헌장·소말리아 헌법에 따른 소말리아 주권과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냈다.

예멘 후티 견제·홍해 전략 구도와도 맞물려

소말릴란드는 예멘과 아덴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위치에 있어, 홍해·아덴만 해상 교통로를 둘러싼 전략적 요충지로도 꼽힌다. 일부 분석은 이스라엘의 이번 결정이 가자 문제뿐 아니라, 최근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하며 ‘반이스라엘’ 기치를 내건 예멘 후티(Houthi) 반군을 간접 견제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본다. 소말릴란드와 관계를 강화해 홍해 남단·아덴만 인근 영향력을 넓히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소말릴란드가 국제사회에서 여전히 미승인 상태인 만큼, 이런 접근이 실제 전략적 이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EU도 선을 긋는 ‘수상한 단독 인정’

소말릴란드는 그동안 국제 규범에 덜 구속되는 강대국 지도자, 예컨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의 태도 변화에 기대를 걸어왔지만, 트럼프조차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번에도 미국·EU·AU가 일제히 “소말리아의 영토적 완전성을 존중한다”고 못 박으면서, 이스라엘의 단독 국가지정은 국제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은 이번 국가지정이, 가자지구 인구 문제·홍해 안보 구도·아프리카 영토 분쟁이라는 민감한 이슈들을 동시에 자극하는 ‘수상한 수’로 기록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