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천 원짜리 ‘로또 티켓’으로 내 집 추첨
그는 자신의 집을 판매 목록이 아닌 ‘온라인 추첨 상품’으로 전환했다. 티켓 한 장 가격은 단돈 2파운드, 한화 약 3천 원이었다. 참가자는 지불과 동시에 추첨권을 받았고, 공정성을 위해 추첨은 영국 규제 당국의 절차를 거쳐 무작위 온라인 시스템으로 진행됐다. 처음엔 미친 짓이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단돈 3천 원으로 7억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자 순식간에 50만 장의 티켓이 완판됐다. 단순 계산으로 매출액은 100만 파운드, 우리 돈 약 14억 원. 주택 감정가의 두 배 이상이었다.

모두가 반전의 주인공이 된 결말
추첨 결과는 한 평범한 공장 노동자가 당첨됐다. 그는 “평생을 일해도 내 집 마련이 힘들 거라 생각했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집주인은 채무를 모두 갚고도 여유 자금을 남겼고, 당첨자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 기발한 시도는 단순한 ‘복권 이벤트’를 넘어선 새로운 부동산 거래 방식으로 영국 전역에 화제가 됐다. 지역 언론은 이를 “모두가 웃은 거래(All-happy trade)”라고 불렀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위기를 창의적으로 돌파한 사례”라며 찬사를 보냈다.

‘Win a House Raffle’ 신드롬으로 이어지다
이 사건 이후 영국에서는 ‘Win a House Raffle(집 추첨 판매)’이라는 이름의 유행이 번졌다. 경기 침체기에 매매가 지연된 주택 소유주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집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런던, 맨체스터, 브라이턴 등에서도 잇따라 “2파운드에 저택을!”이라는 슬로건의 온라인 래플 사이트가 등장했다. 일부는 수익금의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며 사회적 의미를 더했고, 판매량이 몰리면 집값 이상을 벌어 주인을 바꿨다. BBC와 가디언(The Guardian) 등 주요 언론이 이 새로운 부동산 거래 문화를 다루기 시작했고, 정부도 일시적으로 규제 완화 검토에 들어갔다.

도박이 아닌 혁신으로 본 이유
이 방식은 불법 복권이 아닌 합법적 이벤트로 분류됐다. 영국은 래플(raffle)이나 경품형 자선사업의 경우 일정 금액 이하의 입장료를 받으면 법적으로 허용된다. 판매자는 일정 비율을 수수료와 보험금으로 납부하고, 남은 금액을 집 매각 대금으로 받는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거래가 불가능했던 자산을 보유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기회의 시장’으로 바꾼 셈이다. 부동산 중개업계 역시 “전례 없는 시장 불황기에 창조적 생존 전략”으로 평가했다.

창의적 발상 하나가 만든 새로운 시장
‘집을 로또로 판 사나이’는 이후 각종 매체 인터뷰에서 “처음엔 단지 빚을 갚아야 했을 뿐”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억만장자가 되거나 사업을 확장하지 않았다. 다만 “위기일수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오늘날 영국에는 수십 개의 ‘Win a Home’ 전문 플랫폼이 존재하며, 수백만 명이 매년 이색 추첨에 참여한다. 어떤 사람은 꿈에 그리던 집을 얻고, 어떤 사람은 판매에 성공해 다시 일어섰다. 이 작은 실험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집 한 채를 팔기 위한 절박한 시도가, 결국 ‘모두가 행복한 결말’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