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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막기 위해 "사활을 건 잠수함 공개했다가" 오히려 망신 당했다는 '이 나라'

aubeyou 2025. 12. 24. 11:58

앵커(닻) 없이 나갔다는 보도, 어떻게 나온 건가

논란의 출발점은 “하이쿤이 앵커(닻)를 설치하지 않은 채 해상 시험을 했다”는 대만 인터넷 매체 보도였다. 이 내용이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인용되면서, “기본 장비도 없는 잠수함”이라는 조롱성 프레임이 씌워졌다. 해당 보도는 앵커 윈들래스(닻 운용 장치) 고장으로 초기 4~5차례 부상 항해 시험에서 닻 없이 출항했다고 주장했고, 대만 측은 “잠수함 특성상 해당 시험 항목에는 앵커가 필수는 아니었다”고 해명하는 등 사실 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대만 국방부 “시험 종류상 앵커 필수 아니다” 해명

구리슝(顧立雄) 국방부 장관은 입법원에서 “최근 수행한 부상 항해 시험은 앵커 시스템이 필요 없는 항목이었으며, 승조원 안전을 무시한 결정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해군 참모장 추이쥔룽(邱俊榮)도 “일부 부품 교체와 미세 조정을 위해 앵커를 분리해둔 상태였고, 추가 조정 후 12월 중순 재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쿤은 최근 부상 항해 시험을 마친 뒤 항만에 계류해 추가 장비 점검을 진행 중이며, 대만 해군은 시험 일정 미준수에 대해 조선사 CSBC에 일일 벌금을 부과하는 등 일정 지연을 공식 인정했다.

“상업용 디젤 발전기 6기 병렬” 추진체계도 도마 위에

중국 매체가 집중 부각한 또 다른 약점은 추진체계다. 하이쿤은 잠수함 전용 고출력 디젤 엔진 대신, 수출 통제 기준을 피한 북유럽산 상업용 디젤 발전기 6기를 병렬로 묶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자유시보·야권 일부는 이 구성을 두고 “공간 효율·정비성·소음 측면에서 불리하고, 향후 양산형 설계에서는 다시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인용해 “진짜 잠수함용 기관을 구하지 못해 상업용 발전기를 붙인 짜깁기 ‘유엔식 시스템’”이라고 공격했고, 일부 해외 매체도 통합 난이도가 높은 ‘다국적 시스템 콤보’가 시험 지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잇단 결함·지연으로 일정은 뒤로… 예산은 묶였다

하이쿤은 2023년 9월 진수 당시 “2024년 말 해군 인도”가 목표였지만, 실제로는 해상 시험이 여러 차례 늦춰져 인도 시점이 2025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압 계통 고장, 수밀문(방수 구획) 통합 시험 부족, 일부 센서·전투체계 연동 실패 등 문제가 등장하면서, 대만 의회는 후속 함 7척에 배정된 예산 중 약 18억 대만달러(미화 5,600만 달러)를 하이쿤 시험 통과 전까지 동결해 둔 상태다. 국방부도 “건조 마일스톤은 대체로 맞췄지만, 시험 단계에서 발견된 결함 개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일정 유연성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하이쿤을 두고 “섬의 ‘독립 세력’이 과대평가하는 장난감”이라거나, “태평양 진출을 막겠다는 건 백일몽”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조롱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공세 자체가 하이쿤의 전략적 의미를 방증한다고 본다. 하이쿤급 잠수함은 대만이 2016년부터 추진한 ‘자주 잠수함(IDS)’ 프로그램의 첫 함으로, 향후 최대 8척까지 건조돼 대만해협의 얕은 수역에서 매복 작전을 수행하고, 중국 항모·상선 전단의 서태평양 진출 경로를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으로 설계됐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 전력이 완성되기 전에 기술적 취약점과 정치적 논란을 부각해, 대만 내부의 예산·여론 지지를 약화시키려는 심리전·정보전 요소가 크다.

‘망신’ 속에서도 남는 과제: 기술 완성과 전략 일관성

하이쿤 프로젝트는 “중국을 막기 위해 서둘러 공개했다가 오히려 망신을 당한 케이스”로 비춰지고 있지만, 동시에 대만이 고난도 방산 프로젝트를 독자 추진하며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를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결함·지연과 중국의 조롱은 단기적으로 타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통합 역량을 키우고 후속 함 설계를 다듬을 계기가 될 수 있다. 관건은 정치·언론 환경 속에서도 “안전성과 성능을 우선해 일정에 쫓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예산 동결·정치 공방이 프로젝트 자체를 흔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대만이 하이쿤을 ‘망신 프로젝트’로 남길지, 초반 진통을 거친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키워낼지는, 앞으로 1~2년간 시험·개선 과정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