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스원 교체 지연이 부른 ‘카타르발 임시 해법’

현재 운용 중인 에어포스원은 보잉 747-200B를 기반으로 한 VC-25A 두 대로, 1990~1991년부터 사용되어 기체 수명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 미국 정부는 보잉과 차세대 에어포스원(VC-25B) 두 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제작 지연과 비용 문제로 실제 인도 시점이 2027~2028년 이후로 밀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새 전용기 인도 지연”에 불만을 드러내며 임기 중 쓸 수 있는 ‘중간 단계’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중동의 항공 부국이자 미국산 항공기 대량 구매국인 카타르가 협력 파트너로 떠오른 것이다.
카타르 왕실 전용기, “선물인가 임시 임대인가”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 국방부와 미국 측은 트럼프의 중동 순방 일정에 맞춰 왕실 소유 고급 항공기를 미국으로 넘기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 일부 매체는 이를 “백악관에 대한 선물”이라고 표현했지만, 카타르 정부는 “소유권 이전이 아닌 임시 사용을 위한 이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완전 기증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 쓰도록 허용하는 형식에 가깝다는 것이다. 카타르는 트럼프 1기 시절부터 미국과 방산·항공기 계약을 확대해 왔고, 2019년에는 미국산 항공기 대량 구매를 발표하며 우호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이번 조치 역시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정치·외교적 제스처’라는 평가가 많다.
보잉 747-8, 성능·공간 모두 앞서는 차세대 점보기

카타르가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종은 보잉 747-8 계열로, 기존 에어포스원이 기반한 747-200보다 훨씬 최신 설계와 효율을 가진 대형 여객기다. 747-8은 연비가 개선된 신형 엔진, 늘어난 동체 길이, 개량된 항전 장비 등을 갖추고 있어 항속 거리와 탑재 능력 측면에서 모두 상위급 성능을 제공한다. 카타르 왕실이 전용기로 쓰던 747-8Z5 타입은 VIP 맞춤 개조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며, 별도의 침실·응접실·회의실·의료시설 등 정상급 인사를 위한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 외신은 업그레이드된 내부를 두고 “완전히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탈바꿈했다”고 묘사했다.
트럼프 임기 한정 운용, 이후에는 ‘기념관행’

이 임시 에어포스원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카타르발 747-8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한정해서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 쓰이게 된다. 이후에는 다른 대통령이 승계하지 않고, 트럼프 재임 기간의 상징물로서 별도의 기념관이나 도서관에 기증·전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는 이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 과거 에어포스원 기체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 707 기반 기체는 레이건을 포함해 그 이전 대통령들까지 7명이 사용했던 역사적인 전용기다. 트럼프 측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자신의 시대를 상징하는 전용기’를 남기려는 구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사업 관계 속에서 나온 이례적 전용기 거래

카타르가 보유한 ‘하늘을 나는 궁전’급 항공기가 워싱턴까지 건너오는 배경에는 단순한 항공기 임대 이상의 외교·경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카타르는 중동에서 미국과 긴밀한 안보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막대한 LNG·석유 수입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항공사·항공기 제조사와 굵직한 계약을 맺어 온 국가다. 트럼프 1기 시절 카타르는 미국산 항공기와 군수품 구매를 확대하며 백악관과의 관계 강화를 시도했고, 이번 전용기 제공 역시 ‘친미 이미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동시에 미국 측은 지연되는 차세대 에어포스원 공백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메울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늘을 나는 궁전’이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

대통령 전용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국가 위상과 지도자의 정치적 이미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작동한다. 트럼프가 카타르발 747-8을 임기 동안 에어포스원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이는 기존의 낡은 VC-25A 기체와 대비되는 ‘새로운 힘과 부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야권과 일부 여론에서는 “중동 왕실의 비행기에 의존하는 모습이 미국의 자존심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기체 교체 지연과 외교적 이익을 고려할 때, ‘하늘을 나는 궁전’ 도입은 트럼프 2기 시대를 상징하는 하나의 장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