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선보인 ‘해검‑X’, 전투형 해상 드론 시대를 연다

한국 방산업계가 MADEX 2025에서 공개한 차세대 무인수상정 ‘해검‑X(Sea Sword‑X)’는 단순 감시·순찰용 보트가 아니라, 스텔스 설계와 중무장을 결합한 ‘전투형 해상 드론’으로 평가되며 국제 관심을 받고 있다. LIG넥스원이 HD현대중공업과 협력해 개발한 이 플랫폼은 해군의 ‘Navy Sea GHOST’ 무인 전력 청사진을 구현하는 핵심 실증 모델로, 정찰·대함·대잠·대드론 작전을 한 기체로 소화할 수 있도록 센서와 무장, 통신 체계를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유럽·중국도 USV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스텔스 선체에 20mm 원격무장, 유도로켓, 경어뢰, 공격 드론까지 실물로 결합해 공개한 사례는 드물어 “실전형 전투 USV 패키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텔스 선체와 다기능 레이더, ‘보이기 전에 먼저 보는 배’

해검‑X는 저피탐(스텔스) 설계를 위해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는 각진 선체와 낮은 실루엣을 채택했고, 갑판 상부 구조물 역시 레이더파를 분산시키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여기에 능동위상배열(AESA) 계열 다기능 레이더와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전자전·대드론 재밍 장비가 통합돼 해상·저고도 표적 탐지와 추적, 전파 교란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이 조합 덕분에 단일 플랫폼이 정찰–감시–표적획득–전자전 루프를 자체적으로 돌리면서, 유인 전투함의 보조 자산이 아니라 전장 네트워크의 독립 노드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점이 기존 단순 경비용 USV와의 차이다.
20mm 원격무장부터 유도로켓·어뢰·드론까지, 모듈식 화력 패키지

무장 구성에서 해검‑X는 “플랫폼 하나에 다양한 화력 모듈”이라는 접근법을 택했다. 기본적으로 20mm급 원격조종무장체계(RCWS)를 탑재하고, 2.75인치 유도 로켓, 경어뢰 ‘블루샤크’, 공격용 드론 등 여러 무장 옵션을 임무에 따라 교체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미 해군이나 유럽 일부 USV가 주로 기관총·비살상 장비 중심인 것과 달리, 해검‑X는 대함·대상륙 화력과 근접 방어, 대잠 타격 능력을 모두 고려한 구성이어서 ‘소형 전투함’에 가까운 화력 구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듈 방식 덕분에 특정 운용국은 로켓·어뢰 대신 비살상 장비나 다른 센서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어, 수출형 커스터마이징에도 유리하다.
고속 기동과 스웜 운용, 분산 해상작전 전제한 설계

USV는 작을수록 피탐성은 낮아지지만, 파도와 바람에는 취약해지는 특성이 있다. 해검‑X는 중형급 선체에 고속 항해가 가능한 추진 체계를 결합해, 중간 이상의 파고에서도 안정적인 항행과 센서 운용, 무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분한 속도와 회전·가감속 기동 능력을 확보해야, 적 레이더·포·미사일의 사격 통제에 들어오기 전에 궤적을 바꾸거나 산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 플랫폼은 단독 운용보다 다수 기체를 네트워크로 묶는 ‘스웜(군집) 운용’을 전제로, 여러 대가 동시에 분산 기동하며 일부는 센서 노드, 일부는 타격·기만·전자전 노드 역할을 맡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해검’ 패밀리와 Navy Sea GHOST, 한국 해군 무인 전력의 밑그림

해검‑X는 LIG넥스원이 선보인 유일한 USV가 아니라, 정찰형 Recon USV와 자폭형 USV까지 포함하는 ‘해검 패밀리’의 최상위 전투형 모델이다. Recon USV는 항만·연안 감시와 기뢰·장애물 탐지, 정보 수집에 초점을 둔 플랫폼으로 비교적 가벼운 무장과 센서 위주로 구성돼 비용·운용 부담을 줄였다.
자폭형 USV는 최근 전장에서 주목받는 해상 자폭 드론 개념을 반영해, 소형 선체에 폭약과 유도·영상 장비를 결합해 적 함정·항만 시설에 돌입하는 용도로 설계된다. 이들 플랫폼과 해검‑X는 유인함정·무인잠수정(UUV)·무인기(UAV)를 엮는 통합 무인 전력 로드맵 ‘Navy Sea GHOST’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장기적으로는 유인 전투함이 전면에 나서기 전에 무인 플랫폼이 위험 지역을 차단·정찰·타격하는 개념을 지향한다.
수출 시장과 윤리적 과제, 해상 전투 드론이 던지는 질문

강력한 무장을 탑재한 USV는 군비 경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실제 시장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해적·테러·소형 무장 세력이 활동하는 해역, 항만·해저 인프라 보호가 중요한 국가들에서는 항만 방호·연안 감시·기뢰 제거·소형 고속정 요격용 자산으로 해상 무인 플랫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업체들은 해검‑X와 Recon·자폭 USV, 그리고 통제소·지휘체계·데이터 링크·센서·무장을 묶은 ‘턴키 솔루션’을 내세워 단순 함정 판매를 넘어 유·무인 복합전력 체계 구축까지 함께 제안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자율성·식별 능력·사이버 보안·교전 규칙 등과 관련된 규범과 책임 문제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요구되고 있어, 기술적 성공과 별개로 정책·윤리적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