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타우러스, 어떤 미사일인가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은 SU-25, 미그-29 등 구형 전투기에 장착된 채 전시됐고, 형상·크기·날개 구성 등이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우러스는 최대 500km 이상 떨어진 목표를 지형추적·관성항법·GPS·적외선 영상 유도 등을 이용해 정밀 타격하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로, 우리 군은 “대전 상공에서 평양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해 왔다. 국내 군·정보당국은 북한판 타우러스 역시 유사한 사거리(수백 km급)를 목표로 개발됐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평양에서 쏴도 남한 깊숙이” 이론상 위협

타우러스급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이 실제 성능에 근접하게 구현될 경우, 북한의 구형 전투기라도 자국 영공 또는 전방 인근에서 발사해 남한 후방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다. 우리 군이 대전·청주 상공에서 평양을 사거리 안에 두듯, 북한도 평양·원산 상공에서 수도권·평택·오산 등 주한미군·핵심 기지를 노릴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작전 영역 확대를 통해 남쪽 주요 시설과 한미 공중 전력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면, 북한 입장에선 전략적 군사자산으로 간주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IRIS-T·SDB-2·PL-12까지, 공군 현대화 ‘종합 세트’

북한은 이번 행사에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뿐 아니라 공대공·활공정밀유도탄·무인기까지 다양한 공군 전력을 동시에 과시했다. 미그-29에는 미국의 SDB-2(스마트 폭탄)와 유사한 형상의 활공정밀유도탄이 장착된 모습이 포착됐고, 중국 PL-12와 닮은 신형 중거리 공대공미사일도 확인됐다. 특히 독일제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IRIS-T를 사실상 복제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미그-29에 장착된 장면이 공개되면서, 작년 북한 해커조직 ‘김수키’가 독일 방산업체 딜 디펜스를 노린 해킹 시도와의 연관성이 제기됐다.
글로벌호크·리퍼 닮은 ‘샛별 4·9형’ 무인기

북한은 공군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무인기 전력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번 사진·영상에는 미국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와 흡사한 ‘샛별 4형’, MQ-9 리퍼를 연상시키는 공격형 무인기 ‘샛별 9형’이 나란히 배치된 모습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두 기체가 외형·크기·레이아웃에서 미군 무인기와 거의 판박이 수준이라 평가하면서도, 실제로 글로벌호크급 고고도 장기체공·정밀 센서 능력을 갖췄는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다만 북한이 ‘북한판 글로벌호크·리퍼’를 만들어 공개한 것 자체가, 대남·대미 감시·정찰·공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심리전적 효과를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성능은 아직 ‘검증 전’… 군 “실질 위협, 추후 평가”

우리 군과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북한 신형 미사일·무인기들의 실전 성능에 대해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북한 무기는 과거에도 외형을 먼저 공개한 뒤 수년간 시험·개량을 거쳐 전력화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사진만으로 실제 사거리·명중률·관통력·전자전 생존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군 관계자 역시 “일단 공개 후 시험·보완하는 패턴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결정적 위협으로 보기보다는 중장기적 추세를 보며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공군이 핵 억제력 행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재래식 공군력 현대화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만큼, 한미는 북한 공중 전력의 질적 변화가 실제 전력으로 이어지는 속도를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