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도쿄 제치고 ‘세계 최대 도시’ 등극

자카르타가 유엔의 최신 통계를 기준으로 도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가 됐다.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이 발표한 ‘세계 도시화 전망(World Urbanization Prospects) 2025’에 따르면, 자카르타 도시권 인구는 약 4,200만 명으로 추산되며 방글라데시 다카(약 4,000만 명), 일본 도쿄(약 3,300만 명)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30위권이던 자카르타가 도시화 속도와 집계 방식 변화에 힘입어 단숨에 정상을 차지한 셈이다.
2018년 30위 자카르타, 7년 만에 1위로

2018년판 유엔 보고서에서 인구 1위 도시는 도쿄(약 3,700만 명)였고, 인도 델리와 중국 상하이가 그 뒤를 이었다. 당시 자카르타 도시권 인구는 약 1,000만 명 수준으로 30위권에 머물렀으나, 2025년판에서는 도시 범위를 ‘도시권 전체(urban agglomeration)’ 기준으로 재정의하면서 주변 위성도시와 통근권까지 합산된 인구가 반영됐다. 이로 인해 ‘그레이터 자카르타(자보데타벡, 자카르타·보고르·데포크·탕그랑·베카시)’ 광역권이 하나의 거대 도시로 계산되면서 약 4,200만 명 규모의 메가시티로 공식 인정된 것이다.
다카 2위·도쿄 3위…아시아 메가시티 시대

새 보고서에서 다카는 약 3,700만~4,000만 명으로 추정되며 2018년 9위에서 2위로 급상승했다. 도쿄는 인구가 비교적 안정적이거나 감소세에 접어들어 3,30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순위가 3위로 내려앉았다. 유엔은 이번 판에서 도시·읍·농촌의 정의를 통일해 다시 계산했기 때문에, 순위 변동에는 실제 인구 증가뿐 아니라 집계 방식 변경도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자카르타와 다카의 경우 농촌 인구의 대량 유입으로 도시화 속도가 도쿄보다 몇 배 빠르게 진행된 사실은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메가시티 33곳 중 19곳이 아시아에

유엔 보고서는 인구 1,000만 명 이상이 사는 ‘메가시티’가 1975년 8곳에서 2025년 33곳으로 4배 이상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19곳이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상위 10개 도시 중 카이로를 제외한 9곳이 모두 아시아 도시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자카르타·다카·델리·상하이 같은 초대형 도시뿐 아니라, 100만~500만 명 규모의 중소도시가 아프리카·아시아 전역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향후 도시 인구가 전 세계 인구 증가의 3분의 2를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레이터 자카르타’가 안고 있는 과제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폭발적인 팽창에는 경제·사회·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카르타 도심(DKI 자카르타)만 보면 약 1,100만 명 수준이지만, 수도권 전체에는 4,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해 있으며 이는 사실상 캐나다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모라는 평가다. 농촌에서 일자리·교육·의료를 찾아 유입되는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의 심각한 침수·지반 침하·교통 혼잡 문제를 이유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에 신행정수도 ‘누산타라’를 건설 중이다. 그럼에도 유엔은 2050년까지 자카르타 도시권 인구가 지금보다 약 1,000만 명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해, 수도 이전만으로는 인구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엔이 강조한 ‘균형 잡힌 도시·농촌 발전’

보고서는 도시화가 기후변화 대응, 경제 성장, 사회적 형평성을 동시에 좌우하는 ‘결정적 힘’이라고 규정한다. 유엔 경제사회국 리쥔화 사무차장은 각국이 도시와 농촌을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국토 시스템으로 보고, 주택·토지 이용·교통·공공 서비스 정책을 도시와 농촌 전반에서 통합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프라·주거·환경 투자가 부족한 상태에서 도시 인구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자카르타·다카처럼 홍수·대기오염·교통난·비공식 정착촌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며, 균형 잡힌 국토 발전 전략이 없다면 ‘세계 최대 도시’라는 타이틀은 자랑이 아니라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