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8개 항에서 조정 끝, 몇 가지 이견만 남아”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25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난 한 주 동안 우리 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끝내는 데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이 초안을 작성했던 28개 항의 평화 계획은 양쪽 의견을 반영해 조정됐고, 이제 몇 가지 이견만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를 모스크바로 보내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게 하고, 육군장관 댄 드리스콜이 우크라이나 측과 별도 접촉을 이어가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도 X(옛 트위터)에 “섬세하지만 극복 불가능하지 않은 몇 가지 세부 사항이 남아 있으며, 추가 회담이 필요하다”고 적어 종전 논의가 실제로 막바지 단계에 와 있음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측 “초기안 대폭 수정…영토는 직접 트럼프와 협상”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안드리 예르마크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초기 제안에서 크게 수정·단축된 평화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영토 양보 문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논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초기 미국 안(28개 항)은 크림반도와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을 러시아에 공식 양도하고, 우크라이나군을 60만 명 규모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아 우크라이나·유럽에서 “일방적 양보안”이라는 거센 반발을 샀다. 예르마크는 “원래 28개 항은 우크라이나에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었다”며 “지금은 평화와 직접 관련 없는 조항이 삭제되고, 나머지 항목도 키이우가 수용 가능한 방향으로 손질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초안은 19개 항 수준으로 줄었고, 세부 영토·군비 조정 수치에 대해 최종 담판만 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영토·군사력·나토, 여전히 ‘핵심 난제’

가장 민감한 쟁점은 영토 문제다. CNN·로이터 등은 미국 초안에 여전히 ‘현 전선 기준 또는 일부 추가 영토 양도’ 형태의 타협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한 서방 소식통은 “지금 시점에서 우크라이나가 수용 가능한 영토안이 마련됐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부정확하다”며, 영토 조항은 여전히 미·우크라·유럽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 대상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규모 상한선을 60만 명으로 두려 했던 초기안도 키이우의 반발로 조정 중이며, 새로운 숫자가 제시됐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추가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나토 가입 문제는 당장 탈퇴·포기 대신 “헌법상 나토 지향 유지, 단기적으로는 나토 대신 미국·유럽 개별 안보보장 조약 체결” 쪽으로 절충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유럽의 안전보장 구상,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 언급

예르마크는 특히 안보 보장 부분에 대해 “지금 초안의 안전보장 텍스트는 매우 견고해 보이며, 우크라이나가 과거 받아본 적 없는 역사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러시아의 재침공 시 ‘집단 대응’을 약속하고, 이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 형태로 명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일부 유출안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공격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과 유사하게 간주한다”는 식의 문구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나토 정식 가입은 아니지만 사실상 ‘나토급’ 또는 그에 준하는 안보우산을 제공하는 구상으로, 영토 양보·군비 제한과 교환되는 핵심 인센티브 역할을 한다.
유럽의 회의론과 러시아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가까이 왔다”고 강조하지만,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회의적 시각이 뚜렷하다. 한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 미사일이 여전히 키이우·하르키우를 타격하는 상황에서 ‘곧 종전 합의’라는 발언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수정안을 공식 전달하길 기다리며, 알래스카 회담에서 합의된 ‘기본 원칙들’—영토 동결, 나토 비확대, 제재 완화 등—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자지라는 “모스크바는 초기안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고 봤지만, 유럽의 반발로 수정된 버전엔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러시아가 마지막 순간까지 더 많은 영토·완화 조건을 요구하며 협상력을 극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몇 가지 이견’과 전쟁 현실 사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단 몇 가지 이견”은 영토 경계, 우크라이나 군사력 상한, 나토 대신 안전보장 조약의 수준과 범위 같은, 사실상 가장 민감하고 정치적 파장이 큰 항목들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협상팀이 하나의 공통 입장을 만들어내더라도, 마지막 단계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지, 우크라이나 국내 여론과 유럽 동맹국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젤렌스키 두 정상과는 오직 합의가 거의 마무리됐을 때만 만날 것”이라고 했지만, 그 직전 단계에서 정치적 부담이 가장 큰 결단을 내려야 하는 쪽은 결국 우크라이나와 유럽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따라서 종전 합의가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서명과 이행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과 반발을 넘어야 하는 여정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